이쯤 되면 독감백신 포비아(공포증)가 생기는 게 당연하다. 지난 16일 인천 17세 고등학생 사망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사망자 다수는 70대 이상 고령의 기저질환자다. 사망자가 속출하는데도 정부는 백신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은 불안하다.

추정되는 원인으로 독감바이러스를 유정란에 넣어 배양할 때 유정란 안의 독성물질이나 균이 접종자의 자가면역계에 영향을 미쳐 자기 몸의 정상 조직을 공격하거나, 그 자체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이는 아직 이론일 뿐이고 백신과 사망 간 인과관계가 규명된 사례는 없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올해는 ‘트윈데믹’ 방지를 위해 독감백신 접종이 어느 해보다 강조됐다. 이 때문에 병원마다 백신이 없어 맞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상온노출로 인한 백신 안전성 논란이 있었고, 이제는 사망사고까지 잇따른다. 그래도 질병청 말을 믿고 접종한 국민 중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으니 국민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식약처는 관리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고, 질병청도 백신접종은 중단하지 말라는 상황이고 전문가들 말도 엇갈린다.

보통 독감은 11월부터 유행하기에 10월까지 백신을 맞아야 효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드문 사례 때문에 백신접종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말하지만, 올해처럼 연속적으로 백신접종 후 사망자가 나온 적이 없다. 백신 포비아로 인해 온 국민이 독감백신 접종을 중단하면 트윈데믹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반면 질병청 말을 믿고 백신을 접종했다 사망하면 그 결과는 고스란히 사망자가 책임져야 하는 분위기다.

독감접종 후 벌써 2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 질병청은 이제라도 나서 일시적으로라도 백신접종을 금하고 결과를 기다리라는 신호를 줘야 한다. 더불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적극 인과관계 규명에 나서 독감백신 포비아를 해소할 실질 방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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