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른 택배기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또 기자회견을 통해 택배종사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천지일보 2020.10.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른 택배기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또 기자회견을 통해 택배종사자 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천지일보 2020.10.22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최근 연이은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이사는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택배 업무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택배기사님들의 명복을 빌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머리 숙여 깊이 사과한다”며 “또한 연이은 택배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회사를 맡은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진 모두는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코로나로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현장 상황을 세밀하게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묻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정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 혁신 및 관련 기술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우선 CJ대한통운은 상품인수에 별도 인력 4000명을 투입하기로 했다. 또 산재보험 가입에 대해 전체 집배점을 전수 소사하고 택배기사들의 가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한 자동화시설 확대를 통해 작업강도를 낮추고, 생생협력기금을 마련해 택배기사들의 복지확대에 나서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8일 CJ대한통운 송전대리점에 소속된 택배 노동자 김모(48)씨가 물건 배송 중 호흡 곤란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에 택배노동조합(노조)이 회사 측에 ‘과로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른 택배기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따른 택배기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2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사망사고에 이어 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에서 일했던 김모(36)씨와 쿠팡 칠곡 물류센터에서 포장 지원 업무를 했던 일용직 노동자 20대가 잇따라 사망했다.

대책위는 이날 “CJ대한통운 운송노동자인 A(39)씨가 지난 20일 경기도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배차를 마치고 주차장 간이휴게실에서 쉬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며 “A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전날 새벽 1시경 사망했다”고 밝혔다.

올해 과로사로 사망한 택배 노동자는 택배기사가 9명, 배송 외 작업을 맡는 택배종사자가 4명으로 총 13명이다. 지난 20일에는 로젠택배 소속 택배기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현재 택배기사들은 하루 평균 7~9시간 택배 분류작업을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다음날 오전 7시부터 또 다시 분류작업이 있기 때문에 택배기사들은 제대로 쉴 수 없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택배사에 대한 긴급 근로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택배근로자의 근로여건 개선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 상황이다.

고용노동부(노동부)는 내달 13일까지 주요 서브 터미널 40개소와 대리점 400개소를 대상으로 과로 등 건강장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조치 긴급점검을 실시한다. 또 택배기사 6000여명에 대한 면담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3주간 긴급점검에서는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산재보험 입직신고 여부 등을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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