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출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페이스북 캡처.

2차 입장문서 “여당 정치인 관련 없다 수차례 말해”

진중권 “시스템이 있는데 공작정치 안 통할 것 같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전날(21일) 2차 입장문을 공개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22일 “사기꾼과 법무부 장관이 ‘원팀’으로 일하는 나라는 적어도 OECD 국가 중에선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김봉현이 편지를 가지고 ‘딜’을 제안하고 있고 정부‧여당이 이를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차 입장문을 통해 “술 접대를 한 검사들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수사팀 동료들”이라며 “술 접대는 확실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당 정치인들은 라임 펀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수차례 얘기했음에도 5년도 넘은 사건인데도 현재까지도 6개월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며 “강기정 전 수석은 본적도 없고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강 전 수석을 만나고 온 건 사실이지만 둘 사이에 금품이 오갔는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그 편지를 읽어보니 결국 자신은 몸통이 아니라 ‘곁다리’로 해달라는 요구”라며 “‘검찰개혁’이라는 프레임을 걸면 정부‧여당에서 솔깃할 거라는 걸 아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진술을 뒤엎고 여당 인사에게는 로비를 하나도 안 했다, 오직 검찰에게만 했다는 뻘소리를 하는 것”이라면서 “그래도 시스템이라는 게 있어서, 정부·여당이 아무리 공작정치를 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어 그게 통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붙잡힌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0.4.24
5개월간의 도피행각 끝에 붙잡힌 1조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24일 오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20.4.24

진 전 교수는 검‧언 유착사건을 언급하며 “‘검‧언 유착’ 공작도 수사지휘권까지 발동해 난리를 쳤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지 않았나? 이 사건도 결국 같은 길을 갈 거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여당에서는 일단 이를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며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교란작전을 쓰고 있다”면서 “나아가 수사방향을 곁가지인 ‘검사들’로 돌려놓고 것을 활용해 수사팀 다시 짜서 정작 몸통인 정치권 로비에 대한 수사를 못 하게 방해하겠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패턴이 자꾸 반복되니 좀 싫증이 난다. 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보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잠시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는 법. 저 난리를 치는 걸 보니 라임·옵티머스 사태,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김 전 회장은 꿈을 깨시는 게 좋을 것이다. 아무리 정부·여당에서 법을 흔들어대도, 이 사회에는 그래도 시스템이라는 게 있다”며 “그래서 정부·여당 사람들이 아무리 법 깡패처럼 굴어도, 그들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허망한 기대는 버리시기를…”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사기꾼들이 의인 행세하는 세상이다. 정말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며 “아무튼 잘들 해 보라. 물론 잘 될 것 같지는 않지만…”이라고 비꼬았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0.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0.12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