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성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유희성 농업마케팅 컨설턴트 대표 인터뷰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지난달 22일 경상북도 청도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농특산물 유통 마케팅전략’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교육 대상은 모두 농업인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담당한 기술센터 관계자는 이번 교육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으로 ‘농민들의 의식 변화’를 꼽았다. 이는 이날 강사로 초빙된 유희성(사진) ‘나비의 활주로’ 대표가 강조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농업인교육 전문 강사라는 명함을 달기 전, 제일제당과 한국야쿠르트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었다. 우연한 기회에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관련 강의를 하게 됐는데 반응이 좋았고 이를 계기로 그는 결국 그는 이 길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한마디로 ‘컨설턴트 분야의 블루오션’을 발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 대표는 전문강사답게 우리 농업의 선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첫째도, 둘째도 ‘교육’이라고 했다. 먼저는 농업인 스스로 살길을 찾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왜냐하면 현실적으로 외부 환경은 쉽게 변하지 않는 요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농업인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농업인 간에 협동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바로 ‘윈윈 전략’을 가슴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과 접촉하고 고객을 관찰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며 “고객의 입장이 돼봐야 농업위기의 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소규모로 이뤄지는 한국농업에 마케팅을 적용하는 방법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유 대표는 비슷한 형태의 소규모 농업인들끼리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뭉치고 난 후 마케팅의 일부분인 홍보와 고객관리 등은 공동으로 제3자에게 위탁해 고객과 직거래를 하자는 것이다.

직거래와 관련해 그는 정부가 농업인들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정책을 시행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농산물 소비자가격이 급등해도 산지가격은 그대로이거나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도 소비자 가격이 크게 변동이 없는 현상을 ‘유통왜곡현상’이라고 한다.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직거래’인데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농업인들에게 홈페이지를 개설해주는 등 많은 투자를 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농업인들이 홈페이지를 다룰 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정부는 또 인터넷 교육을 실시했다. 그런데 또 문제는 농업인들이 컴퓨터를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현재 농업인들이 자체적으로 하기에는 어렵지만 전문가에게 맡기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대행하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유 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그의 강의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강의 주제가 바로 ‘농업이 살길은 농업인 스스로 만드는 방법 외에는 방법이 없다(농업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다. 특히 그는 강의 시간에 농민을 농업인이라고 부른다. 전문성을 담아 표현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소비자라는 단어도 고객으로 표현한다. 고객을 소비자라고 하면 농업인은 생산자가 되는데 생산자의 마인드로는 농업이 자생력을 갖추기가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 대표는 한국 농업의 선진화를 위해 정부가 마련해야 할 방안 중에서도 교육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먼저 ‘농업인 교육마일리지 제도’를 제안했다. 농업인 개인마다 무슨 교육을 몇 시간 받았는지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농업인 교육이 점점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참여도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농업인들 간 생각의 수준 차이가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사람이 열심히 교육을 받아 다른 사람에게 전해줘도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 농민뿐만 아니라 농업분야 공무원들의 마케팅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교육이 효과를 내려면 교육을 받은 후 그 자리에서 토론을 통해 결론을 내려 사업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농업기술센터에서 강의할 때는 센터장과 담당 공무원에게 강의 참석을 요청한다. 그리고 강의 후 실제로 그 자리에서 농민들과 공무원들이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그러면 강의가 강의로만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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