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선아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인천에서 10대 남성이 숨진 이후 20일 70대 여성과 80대 남성까지 벌써 3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한 세 사람은 각각 다른 백신을 맞았습니다. 또 이들과 동일한 장소에서 접종한 이들이나 동일한 제품을 맞은 이들 가운데서 이상 사례도 보고되지 않고 있어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A(17세, 남)군은 14일 낮 12시 인천 지역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접종을 받고 이틀 후인 16일 오전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군은 정부가 의료기관에 제공한 백신을 접종했으며 접종 전후로 특이사항이 없었으나 이틀 뒤 숨진 것입니다. 이 사례는 사망 후 사흘이나 지난 19일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전북 고창에서는 19일 백신을 맞은 B(78, 여)씨가 다음날인 20일 오전 사망했습니다. B씨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어서 약을 먹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일 고창군 보건소에 따르면 B씨와 같은 백신을 맞은 주민은 총 99명이며, 전화 통화와 공무원 방문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이상 증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씨가 접종받은 독감 백신은 최근 문제가 된 백신 부유물이 발견됐거나 상온 노출된 제품이 아닌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Ⅷ테트라백신주(제조번호A14720016)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A씨가 접종한 백신과도 다른 제품입니다.
같은 날 대전 서구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C(82, 남)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가족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C씨는 동네 내과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백신은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로, 이 백신 또한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 우려가 제기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A군과 같은 날 병원에서 똑같은 백신을 맞은 사람 전원에게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20일 오후 1시 기준으로 동일 제조번호 백신 접종은 전국에서 총 8만 2668건이 진행됐으며 이중 보고된 이상 반응은 알레르기 2건과 접종 부위 통증 1건 등 총 3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경찰은 A군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백신 접종과 사망 간 관련성은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인은 미상”이라고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은 후 현재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질병청 관계자는 “백신 접종 후 사망까지의 시간, 동일 제조번호 백신을 맞은 사례 중 중증 이상 반응이 없었던 점과 현재까지 확인된 부검 진행 중 받은 구두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아직은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최종 부검결과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