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독감 백신의 유통상 문제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시민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DB

인천·고창·대전서 1명씩 숨져

보건당국, 역학조사 등 진행중

네티즌 불안 “무섭고 심난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한 사례가 국내에서 연이어 발생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이 사망자와 독감 백신과의 관련성을 명확하게 규명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시민들은 막연한 불안감을 보이기도 했다.

21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6일 10대가 사망한 인천 사례에 이어 전북 고창과 대전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이후 사망하는 사례가 나왔다. 특히 전날 사망한 A(82)씨의 경우 독감 백신을 맞은 뒤 5시간 만에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께 서구 관저동에 거주하는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신고를 받은 후 출동한 119에 의해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약 1시간 후인 오후 3시께 목숨을 잃었다.

그는 당일 오전 10시경 동네 내과의원을 방문해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백신은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 백신은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 우려가 제기되거나 백색 입자가 발견된 제품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기저 질환이 없었고, 독감 백신을 접종할 당시에도 건강한 상태에서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원에서도 A씨가 독감 백신 접종 시 특별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독감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역학조사관이 의료 기록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질병관리청에서 위원회를 개최해 판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천에서는 17세 남학생이 지난 14일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받은 이틀 뒤인 16일 오전 숨을 거뒀다. 이 학생은 알레르기 비염 외에 특이한 기저질환을 앓고 있지 않았으며, 접종 전후로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이 접종한 백신은 국가 조달 물량으로 신성약품 컨소시엄 업체가 배송했지만, 유통과정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은 같은 백신 접종 사례 중 중증 이상의 반응을 보인 사례가 없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구두 소견으로 볼 때 사인과 백신 간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북 고창에서도 독감 백신을 접종한 70대가 사망한 채 발견돼 보건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상황이 이같이 되자 일각에서는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 한 맘카페에서 닉네임 ‘행**’은 “독감 백신 (아직) 못 맞췄는데 자꾸 이런 소식이 들리니 맞추기가 망설여진다”고 했다.

이어 같은 게시글에서 ‘건***’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엄마가 첫날 독감(백신) 접종을 했다고 하는데 어제부터 주사(맞은) 부분이 부었다고 해 신경이 쓰인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맘카페에서도 ‘콩***’는 “(사망한 남학생과 관련해) 1차 부검결과 독감백신에 대한 것은 없다고 하지만 괜히 불안해진다”고 했고, 같은 게시글에서 ‘상****’은 “독감(백신) 맞고 사망한 이야기 듣고 독감(백신) 접종을 더 미뤘다. 심난하다”고 했다.

일부 일반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네이버 아이디 ‘blac*****’은 “내일 신랑이랑 (독감백신) 맞으려고 했는데 너무 무섭다”며 “안 맞아도 무섭고, 맞아도 무섭다”고 밝혔다. ‘oira****’도 “이번 독감은 말이 많은 것 같다”며 “낼 모래 (독감백신) 맞으러 가는데 무섭다”라고 했다.

한편 네티즌들 사이에선 숨진 이들이 독감 백신으로 인해 사망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확실치 않다며 이전에도 이와 같은 사례가 있었는지 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shoo****’은 “독감으로 인한 사망이 맞긴 한건가”라고 반문하며 “이전까지는 단 한 번도 독감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없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hogo****’는 “이것도 인과관계로 넘기겠네?”라며 “매년 무료 독감백신 맞고 사망한 통계, 사망원인 자료 있나?”라고 비꼬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독감 백신의 유통상 문제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에서 간호사가 독감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간호사가 독감백신을 들어보이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함. ⓒ천지일보DB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