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김봉현 편지 신빙성 공방… 윤석열 와이프‧장모 사건까지 언급한 與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여야는 19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서신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여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와 부인 관련 사건까지 언급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진행된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수사하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김 전 회장의 옥중 서신이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는 검찰이 여권을 겨냥해 ‘짜 맞추기 수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범죄자의 일방적 주장만으로 야당 의원과 검찰을 엮어 윤 총장을 찍어내려는 음모극이라고 맞섰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김봉현의 옥중 편지와 관련해 의도와 팩트는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팩트는 팩트대로 맞을 수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당 정치인들의 내용은 시시각각으로 보도가 됐는데 야당과 검찰에 대한 로비 의혹은 한 번도 보도되지 않았다”며 “언론 보도를 보면 야당 유력 인사 의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직접 보고가 됐지만,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는 보고를 패싱 당했다”고 지적했다.

김용민 의원은 윤 총장의 장모와 부인 관련 의혹을 언급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라임 사건 수사가 왜 여권만을 향했는지 보니 윤 총장 장모와 부인 사건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며 “라임 관계사의 이사는 윤 총장 장모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저축은행 대표와 동일 인물이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이모씨는 라임 관련사의 부회장”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전 회장의 옥중 서신이 신빙성이 있는 이유에 대해 “김봉현씨는 법정에서 위증 처벌을 감수하고 최근 진술을 번복하며 ‘검사가 원하는 진술 방향대로 협조했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신빙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김봉현의) 편지를 읽어봤는데, 법관으로 20년 재직하며 법정 또는 법정 밖에서의 경험을 종합해봤을 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내용”이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동근 의원은 전두환 정권 시절 하나회를 언급하기도 했다. 신 의원은 “군부에 하나회가 있었듯 검찰에도 직계 라인에만 보고하고, 라인에 의해 정치를 하는 검찰이 있느냐”고 거들었다.

국민의힘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단과 여당이 피의자의 일방적 주장을 악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김봉현의 서신 폭로와 법무부 감찰 지시는 추미애 주연의 블랙코미디 한 편을 본 것 같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음습한 공작의 냄새가 풍기는 음모극 한 편을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무부가 아무리 정권 방탄부라고 하더라도 사기꾼 편지 하나를 가지고 ‘한건 잡았다’고 생각하며 버선발로 남부구치소에 가서 감찰을 한다고 한다”며 “이는 대검을 총질하고 야당을 공격하고 검찰의 도덕성마저 짓밟아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기꾼의 오락가락하는 주장의 진실성 여부 ▲검찰총장이 라임 수사팀을 좌지우지하며 개입 가능성 ▲검사 비위와 내부 감사 기록의 수사 축소 여부 ▲라임 피의자에게 여당 정치인을 엮기 위한 시간 부여 여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그는 윤 총장의 장모 사건을 기소한 박순철 남부지검장에게 “총장이 라임 수사팀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검사장을 패싱하고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냐. 웃기는 얘기”라며 “대한민국 법무부가 사기꾼 편지 한 장에 윤석열을 찍어내고 공수처를 발족시킬 명분을 찾는 걸로 이용해 먹는 것으로, 참 비겁하다고 생각한다”고 여당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도 “법무부가 장관지시로 김봉현이 주장한 검사 술 접대 의혹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며 “잘 짜여진 시나리오 냄새가 진동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지난 16일 국감 중에 김봉현 편지를 공개하면서 야당이 침묵에 들어갔다며 우리한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그런 의혹만 제기하지 말고 민주당이 떳떳하다면 선제적으로 특검을 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지금 (여당이) 공수처 얘기하고 있는데 이런 식이면 민주당, 검찰, 공수처에 수사를 맡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한홍 의원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 때 사기 피의자의 옥중 편지를 가지고 추 장관이 수사지휘권까지 행사했고, 지금 또 옥중 편지를 언론에 흘리자 법무부가 화답하고 있다”며 “옥중 편지가 수사 기법이냐”고 맹폭했다.

한편 이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라임의 로비 의혹 사건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해 윤 총장을 수사에서 배제하라고 수사 지휘권을 발동했다.

법무부의 발표 이후 대검찰청은 윤 총장이 수사 지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발표가 있은 지 30분 만의 일이었다.

대검은 “금일 법무부 조치에 의해 총장은 더 이상 라임 사건의 수사를 지휘할 수 없게 됐다”며 “수사팀은 검찰의 책무를 엄중히 인식하고, 대규모 펀드사기를 저지른 세력과 이를 비호하는 세력 모두를 철저히 단죄함으로써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