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에서 지난 12일 과로사로 숨진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 소속 故김모(36세)씨의 동생이 슬픔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10.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에서 지난 12일 과로사로 숨진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 소속 故김모(36세)씨의 동생이 슬픔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10.19

한진택배 본사 앞 규탄 기자회견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얼마나 더 많은 택배노동자가 죽어야 이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있습니까. 한진택배는 유족에게 사과하고 더 이상의 택배노동자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노동·시민단체들로 구성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에서 일했던 김모(36)씨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가 연락도 없이 출근하지 않자 동료들이 집을 방문했고, 김씨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는 “지난 8일 고(故) 김원종씨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채 며칠도 지나지 않아 김씨가 과로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36세의 젊은 나이로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의문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4월과 5월에 돌아가신 CJ대한통운 김모씨와 정상원씨와 비슷하게 잠을 자던 중 사망한 것으로 추측된다”며 “병원에서 밝힌 허혈성 심장질환 역시 심근경색과 뇌출혈 등의 과로사의 대표적인 증상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밝혔다.

김씨의 동생은 “형이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간 기록이 있다고 하면 조금이나마 (죽음에 대해) 인정할 텐데 지병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진택배 측의 발언을 듣고 정말 분노하게 됐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 주최로 열린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 주최로 열린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9

대책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8일 오전 4시 28분 동료에게 “오늘 420개 들고 나왔다. 280개 들고 다 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며 “어제도 2시까지 배송했다. 집에 가면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 못자고 나와서 터미널에서 또 물건정리(분류작업) 해야 한다. 너무 힘들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단체는 “어떻게 아침 7시부터 일하는 택배노동자에게 새벽 2시, 새벽 4시 30분까지 배송을 시킬 수 있냐”며 “무려 19시간, 21시간이다. 택배회사는 힘들면 물량을 줄이라 하지만 물량조차 마음대로 줄일 수 없는 현실이 고인의 카톡에도 드러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진택배는 고인의 심야배송에 대해 백번, 천번 사과해도 못자랄 판에 ‘지병이 있었다’ ‘200개 내외로 적게 배송했다’ 등 거짓말로 고인의 죽음을 모욕하고, 고인을 두 번 죽이고 있다”며 “지병이 있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며 이에 대해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는 정부에 대해선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국통합물류협회, 한진택배를 비롯한 4개 주요 택배사가 발표한 ‘택배종사자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에는 심야배송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있고 당시 대대적인 홍보까지 했었다”며 “하지만 말 그대로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했다는 것이 현실로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매일 점검하고, 노동부는 현장지도를 하겠다고 했는데 과연 김씨의 참담한 죽음 앞에 할 말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의 택배노동자 죽음을 막기 위해 택배사들의 눈치만 보지 말고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 주최로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 소속 故김모(36)씨가 과로사로 숨졌다.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故김원종씨가 숨진 지 불과 4일 만이다.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진택배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지금이라도 유가족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유가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물론 더 이상의 택배노동자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은 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 소속 故김모(36)씨가 숨지기 전 동료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0.10.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 주최로 ‘처참한 심야배송이 부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한진택배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 소속 故김모(36)씨가 과로사로 숨졌다.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故김원종씨가 숨진 지 불과 4일 만이다.대책위는 기자회견을 통해 “한진택배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지금이라도 유가족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유가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물론 더 이상의 택배노동자의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은 지난 12일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신정릉대리점 소속 故김모(36)씨가 숨지기 전 동료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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