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허수정 세계미인대회 세계 조직위 대표와 박동현 청시네마 대표이사 ⓒ천지일보(뉴스천지)

박동현 청시네마 대표이사, 허수정 세계미인대회 세계 조직위 대표
“여성이 곧 삶·미래… 가족이 즐기는 미인대회 만들 것”
그린·한류의 조합 ‘세계미인대회’
50여 개국 미인들 한자리서 한복 입고 자태 뽐낸다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전 세계 미인들이 한복을 입고 포즈를 취하는 장면을 생각해 봤는가. 아무 것도 아닌 듯 지나칠 수 있지만 피부색과 관계없이 한자리에서 한 국가의 전통의상을 입는 상황은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세계미인대회일 경우 각국의 미인이 자국의 전통의상만 입을 뿐, 개최국 의상을 입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오는 10일 서울시청광장에서 각양각색의 미인이 한국 고유의 의상을 입고 아름다움을 뽐낸다.

계절의 여왕 5월에 걸맞게 미(美)를 겨루는 미인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 바로 50여 개국이 참여하는 세계미인대회(MGBQ)다. 국내에서도 알게 모르게 수많은 미인대회가 열리는 터라 이 대회 역시 ‘똑같은 종류겠지’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큰 오산이다. 취지부터 다르다.

세계미인대회 유치를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는 박동현 청시네마 대표이사와 허수정 MGBQ 세계 조직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미인대회를 준비하는 대표답게 박 대표이사와 허 대표 역시 아름다웠다. 외향적인 부분도 멋스럽지만, 무엇보다 미인대회를 위해 이리저리 뛰는 열정이 아름답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은 도전하고 있다.

“한복 심사프로그램을 일부러 넣었습니다. 어떻게든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죠. 외국인이 우리 한복을 입고 우리 문화를 수용한다는 발상 자체가 재밌지 않습니까.”

그렇다. 이번 미인대회의 목적 가운데 ‘한류 콘텐츠의 활성화’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에 참여하는 미인들은 대회에 참여하는 동안 한국 문화를 체험해야만 한다. 이 역시 심사기준에 포함됐다. 그렇다고 대회는 한국 문화만 주장하지 않는다.

본선 진출자들은 자국의 문화를 잘 표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대회의 관건이다. 총점이 100점이라면 자국의 문화 소개가 60점, 나머지 40점이 외형적인 부분이다. 세계미인대회는 취지와 맞지 않게 외모만 보는 기존 대회와는 차별됐다.

한류 외에 또 다른 대회의 목적은 ‘그린’ 즉 환경보호다. 박 대표는 “‘여성이 미래다’ 즉, 모성애를 비춰봤을 때 여성만이 환경보호를 잘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대회는 푸른 지구 지키기 운동이 주요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미인대회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이때 같은 대회를 여는 것은 그야말로 모험이다. 여성단체나 인권단체 등 곳곳에서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것”이라며 미인대회 폐지를 주장하고 나서는데 이들은 왜 굳이 미인을 택했을까.

“여성과 관련된 문화가 많습니다. 자연을 어머니라고도 합니다. 아울러 사람들은 아름다움을 표방·추구, 갈망하고 있습니다. 문화 가운데 여성이 없는 요소는 없습니다. 한류와 그린을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에 여성, 특히 미인이 떠올랐습니다.”

박 대표이사와 허 대표는 건강한 아름다움을 소개하고 싶단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게 이들의 주요 관심사다.

대회는 처음부터 순조롭게 준비되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뜻을 두고 발품을 이리저리 팔았지만 신생 대회인지라 많은 곳에서 도움 주기를 꺼려했다. 두 대표는 대회 지원 등이 어려워도 오뚝이처럼 일어서고 다시 일어섰다.

“영국은 미스월드, 미국은 미스유니버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와 경제강국만이 꾸릴 수 있는 무대죠. 우리나라도 경제대국 아닙니까. 자국의 문화를 세계에 효과적으로 홍보하려면 미인대회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건강한 그린문화를 선도해 나가는 거죠.”

기존의 미인대회는 한정된 공간에서 아는 사람만 참여하는 자기네들만의 축제다. 하지만 세계미인대회는 공개된 장소에서 가족과 연인, 친구들이 대회장을 오가며 자연스레 동참할 수 있는 점이 차별된다. 모든 이들이 대회를 즐기길 바라는 두 대표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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