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경제논단] 언론인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미디어·경제논단] 언론인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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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맹기 서강대 언론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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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분야별로 산발된 ‘징벌적 손해배상’을 상법으로 한데 묶었다.

여당발 이 법률안은 정청래, 신현영 의원 등이 앞장섰다. 이들은 ‘가짜 뉴스’ 퇴치와 관련이 있다. 정청래 의원은 기자협회 김고은 기자와의 인터뷰(10월 6일)에서 “국민들이 개혁 대상으로 검찰과 언론을 꼽는다. 왜 개혁의 대상이 됐는지 언론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언론도 권력이다. 권력은 다 감시받아야 한다. 기자도 국회의원을 실명으로 비판하듯 국회의원도 기자를 실명으로 비판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회의원은 되고, 기자는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했다.

사실 여당은 할 말이 없다.

‘가짜 뉴스’로 정권을 잡았다. 2016년 10월 19일 이후 JTBC는 ‘최순실 테블릿PC’라고 갖고 나와 청와대를 공격했다. 5.9대선때 드루킹 김동원을 통해 댓글 조작을 시도했다.

또한 KBS 공영노조 이영풍 부위원장은 ‘공감으로 집권하라’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후 2017년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벌어졌는데 역시 이를 2주가량 앞두고 2017년 4월 24일에 KBS 언론노조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책 협약을 맺는다. 언론노조는 다음날이 2017년 4월 25일 정의당 대선 후보인 심상정과 정책 협약식을 맺는다”라고 했다.

물론 KBS는 보직 나눠먹기, 시청료 인상 등을 시도했다. 그런데 10월 15일 국감에서 여당 의원까지 ‘프로그램의 질적 개선’을 주문했다. 거짓말도 늘어놓는다. 양승동 KBS 사장은 국감에서 ‘시간 없어 검언유착 오보?’라고 했지만, 조선일보 신동흔 기자(10월 15일)의 기사에 따르면 ‘10번이나 기사 수정했다’라고 했다.

최근 언론은 청와대에 대한 비판적 공격은 퍽 참기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당혹한 나머지 청와대는 검찰과 경찰의 위상을 점점 올렸다. 10월 3일, 10월 9일 ‘재인산성’으로 경찰의 성과는 혁혁하다. 이젠 청와대가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했으나, 그게 진정한 검찰 개혁인지 의심스럽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10월 15일)은 <判·檢·官·軍, 이 정권이 ‘또 이긴다’ 확신한 것>에서는 “검사들은 사실상 범죄까지 저지르고 있다. 청와대의 울산 선거 공작과 박원순 피소 유출사건은 대놓고 뭉갠다. 채널A 기자 사건 허위 녹취록을 방송에 흘린 사람이 검찰 간부였다. 추미애 아들 사건은 8개월을 뭉개다 면죄부를 줬다… 이들의 노골적 형태는 민주당이 압승한 4월 총선 이후 극명해지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 민주당은 53.5% 득표로 국민의힘을 압도했다. 이것이 2년 만에 뒤집히기 힘든 구조인 데다 재난지원금까지 뿌릴 수 있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없거나 극히 낮다고 보면 판사검사, 관료, 군인들은 위험 부담 없이 대담하게 정권 친위대로 나설 수 있다. 국가적 자정(自淨) 장치, 양심의 제동 장치가 없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정치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다.

이렇게 법무부의 검찰 개혁과 언론개혁은 진정성을 잃어가고 있다.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에는 이런 은폐의 전략적 맥락이 숨겨져 있다. 청와대의 이념과 코드가 그 안에 내포되고 있다.

‘가짜 뉴스’도 따지고 보면 사실에 이념을 삽입시켜 비틀어 버리는 것이 문제가 된다.

그 결과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언론자유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기자협회 김고은 기자(10월 7일)에 따르면 “상법개정안은 고의 또한 중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손해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할 책임이 있다. 징벌적 손배 적용 대상에는 언론사도 포함되며,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유튜브 방송 등도 포함될 수 있다. 법무부는 앞서 지난달 23일 도입 취지를 설명하는 보도자료에서 ‘최근 범람하는 가짜뉴스, 허위정보 등을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하는 위법행위에 대한 현실적인 책임추궁 절차나 억제책의 미비한 실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라고 했다.

물론 가짜 뉴스에 대한 판단권은 국가기관이 행사하고, 국가기관이 임시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다. 이게 다 청와대의 과욕이다.

입법, 사법, 행정 등은 청와대의 손 안에 두고, 체제 밖에 있는 언론까지 한 패거리로 만들겠다는 속셈인 것이다.

종교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자유주의, 시장경제에서 으뜸 요소이다.

상법 제66조의 2항을 신설한 것에 대해, 바른사회TV에서 최준선 성대 명예교수(10월 7일)는 “실손해의 5배까지의 징벌적 손해배상 부과를 명할 수 있게 한다. 가짜 뉴스 생산의 경우도 징벌적 손해배상에 집어넣었다”고 했다.

언론계는 혼란스럽다. 지금까지의 상법에는 상인들을 포함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법을 갖고 와 언론의 자유, 즉 기본권에 적용시킨다. 이는 언론자유를 상행위와 같이 취급한다. 물론 못할 것은 없지만, 그 법을 만드는 사람의 품격(品格)이 전혀 없어 보인다.

미국의 경우 정치적 이유에서 정치문제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아니라 “상해, 폭행, 명예훼손, 사기․미성년자․부녀자 악의적 기소 등에 한한다”라고 했다.

언론의 자유는 창의성, 유연성 국가의 지표이다. 지성우 성균관 법전원 교수는 “미국이 여전히 초일류 국가의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은 군사력과 함께 사상과 표현 및 이민의 자유에 기초한 유연한 문화정책을 구사함으로써 연성 권력(soft power)을 통해 끊임없이 세계적 유대와 가치를 창출하고 전파해 온 데서 찾는다”라고 했다.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오히려 사회를 망치는 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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