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문화칼럼] 옵티머스 국민의 분노
[이재준 문화칼럼] 옵티머스 국민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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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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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Optimus)란 단어는 낙천주의, 낙관주의라고 번역된다. 삶의 가치와 의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개념이다. 사실 희망과 긍정을 논하는 단어 가운데 이 보다 더 좋은 용어는 찾기 힘들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국에서 ‘옵티머스’라는 단어는 불쾌한 단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옵티머스 자산운용회사 이사의 부인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는 시기 5천억 금융사기가 발생, 많은 국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이 사건에 금방 알만한 정권 실세들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청와대와 여당 실세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면서도 6개월간이나 수사를 지지부진 끌어왔다.

역사를 상고해 보면 임금이 나약하거나 무능할 때 비리가 만연하고 탐관오리들이 준동했다. 측근이나 외척이 득세해 뇌물을 받고 매관매직을 일삼았던 것이다. 나약한 임금은 이들의 부정부패를 알면서도 눈을 감았다.

조선 후기 세도가의 뒤에는 ‘합부인(閤夫人)’이라는 기생출신 첩들이 있었다. 이 여인들이 전면에서 뇌물을 거둬들였다. 영의정 김좌근(金左根)의 합부인은 본래 미모가 있는 기생출신이었다. 그녀는 시정에서 조개를 지칭하는 ‘나합(羅閤)’으로 불렸는데 성이 나씨였기 때문이다.

세도가가 나합의 말을 잘 들어 줬으므로 관직을 원하는 부류들이 줄을 섰다. 나합은 젊은 미남자를 보면 즉시 지방 수령 자리를 줬다는 일화도 전한다.

주한 일본외교관의 문서(1866AD)에는 고종 황제도 관직을 팔았다는 기록이 있다. 감사는 2만냥~5만냥, 부사는 2천냥~5천냥, 군수와 현령은 1, 2천냥에 거래됐다고 한다. 궁중 안에서 쓸 내탕금이 부족해 매관했다고 하나 나라는 이미 기울고 있었다.

‘군주는 절대 나약해서는 안 되며 부하들을 지휘하려면 술수(術數)를 부릴 줄 알아야 한다’고 강변한 장본인은 바로 삼국지의 조조(曹操). 적벽대전에서 유비에게 패전해 간웅(奸雄), 혹은 나쁜 군주로 그려졌지만 실지로 그는 법을 준수하고 신상필벌을 실천한 군주였다. 조조의 리더십은 현대 경영학에서도 응용사례로 인용되기도 한다.

‘…(전략)… 군주가 신하를 통제하고 그 무리를 다스릴 줄 알면 두려워 굴복한다. 올바른 말을 듣고 일을 처리할 줄 알면 신하들이 군주를 속이거나 감추지 못한다. 또 많은 백성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삶을 안정시킬 줄 알면 천하가 복종하는 것이다(하략).’

지금 한국 대통령은 냉철하게 부하들이 한눈팔지 못하도록 이끄는 카리스마가 있는가. 비서관의 금융사기 게이트 관련에도 검찰수사에 협조하라면서 대국민 사과는 없다. 재산을 사기당한 수많은 국민들의 원성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미국으로 도주한 옵티머스 사기에 연루된 설립자 이모씨는 미국에서 버젓이 김치장사까지 한다고 한다. 그는 집권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 낙선한 이력의 소유자다. 정권의 실세하고는 대학 동문이다. 법과 검찰을 조롱하고 있어도 인터폴을 통해 왜 체포하지 않는 것인가.

법무부는 국회 법사위 국감장에서 뒤늦게 미국과 협의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윤 검찰총장이 수사팀을 증원, 전파진흥원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지만 제대로 수사할지는 미지수다.

나라가 이렇게 가다가는 콩가루가 된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권부가 썩으면 그 끝은 멸망뿐이다. 국민들에게 진정한 옵티머스를 주려면 권력 핵심의 부패만큼은 철저하게 응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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