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13일 오전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도착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7.13

총 10개의 수칙으로 구성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성추행 의혹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생전 비서실 직원들에 대해 지켜야 할 행동 수칙을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공개됐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서실 직원들에 대한 반성과 행동’이라는 제목의 메모를 공개했다. 민 전 비서관은 이를 박 전 시장의 메모라고 밝혔으며 메모는 총 10개의 수칙으로 구성돼 있다.

구체적으로 ‘비서실 직원들은 나의 도구가 아니라 주체이며 각자의 성장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본인의 발전을 위해 도와줄 일이 없는지 확인하고 실제로 돕는다’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이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비서실 직원들에 대한 반성과 행동’ 메모. 민 전 비서관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생전에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민경국 전 비서관 페이스북)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이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비서실 직원들에 대한 반성과 행동’ 메모. 민 전 비서관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생전에 작성한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민경국 전 비서관 페이스북)

또한 ‘가끔 불러서 고민과 걱정이 없는지 물어본다’, ‘이름을 정확히 외우고 자주 불러준다’, ‘말은 훨씬 따뜻하게 그리고 존중하는 말투를 견지한다’, ‘평등하고 대등한 태도를 유지한다’, ‘스스로 창조적이고 혁신적으로 일할 수 있게 분위기와 구조를 만든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에 대해 민 전 비서관은 “메모는 존재 여부를 넘어선 기억이다”라고 적었다.

한편 피해자 A씨는 지난 15일 입장문을 통해 “갈수록 잔인해지는 2차 피해의 환경 속에서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하는 막막함을 느끼며 절망하다가도 저를 위해 모아 주시는 마음 덕분에 힘을 내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A씨는 “특히 그 진원지가 가까웠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뼈저리게 몸서리치며 열병을 앓기도 했다”며 “가깝고 믿었던 사람이 잘못을 했을 때, 그리고 그 상대편이 절대적 약자일 때 우리 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을 가진 건강하고 정의로운 사회이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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