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 21일 제105회 온라인 총회를 진행한 가운데 제주노회가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 안건을 본회의에서 다뤄달라고 제안했지만 거절됐다. 예장통합이 이날 서울 도림교회를 본부로 전국 37곳의 회집 장소에서 줌을 활용한 온라인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예장통합 총회 실황 유튜브 화면캡처)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 21일 제105회 온라인 총회를 진행한 가운데 제주노회가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 안건을 본회의에서 다뤄달라고 제안했지만 거절됐다. 예장통합이 이날 서울 도림교회를 본부로 전국 37곳의 회집 장소에서 줌을 활용한 온라인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예장통합 총회 실황 유튜브 화면캡처)

합동·통합·고신·기장·기감·기성

신도 수도 줄고 교회 수도↓

목사만 증가하는 아이러니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과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신도 수가 또 감소했다. 신도 감소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무려 8년 이상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교세 통계를 낼 때마다 신도 수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은 한국교회에 대한 신도들의 신뢰도가 낮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교계 전문가들은 교회의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교회 ‘양대산맥’ 교단이라 불리는 예장합동·통합은 제104회 정기총회에서 교세 통계를 공개했다. 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9년 예장합동 신도 수는 2018년 대비 10만 584명 감소한 255만 6182명으로 나타났다. 예장통합은 지난해 4만 7242명(1.85%)이 줄어들어 2019년 250만 6985명을 기록했다.

특히 두 교단 모두 최근 몇 년 새 계속 신도수가 하락하고 있다. 예장합동은 2014년 13만 7808명, 2015년 13만 5638명, 2018년 7만 5570명 감소했다. 예장통합 역시 2018년 7만 3469명 감소, 2017년 10만 3204명 감소하는 등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에장합동과 통합이 한국교회 장자 교단이라고 칭함 받는 이유는 신도 규모 때문인데, 이대로 신도 수가 계속 감소한다면 그 위상도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뿐 아니라 국내 개신교단 서열 3순위로 지목받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예장고신,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등도 이번 교단총회에서 교세를 공개했다.

이들 교단 역시 신도 수가 줄어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기감은 2018년보다 2624명이 줄어든 128만 6687명으로 보고됐다. 기성은 2939명이 빠진 43만 922명, 예장고신은 1만 957명이 빠진 41만 2288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장은 2008년부터 시작된 신도 감소가 12년째 이어지고 있다.

주요 교단 중 교회 수도 감소한 교단도 있었다. 교단별로는 예장합동이 127개 감소했다. 기감도 8개 줄어들었다.

신도 수와 일부 교회 수도 감소한 반면 목사 수는 증가했다. 교단별로는 예장합동이 460명으로 제일 많이 증가했다. 예장통합 269명, 기성 235명, 기장 28명, 고신이 6명 늘어났다. 반면 기감은 21명 줄어들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교회 신도 감소, 근본 원인 뭘까?

1200만을 자랑하던 한국교회의 교세는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967만으로 줄었다. 현재는 출석신도를 따지면 500만명이 안 될 것이라는 것이 내부 중론이다.

이같이 주요 개신교단의 신도 수가 매년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한국교회의 부패와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특히 ‘헌금강요’와 ‘목회자들의 성경에 대한 무지’ ‘급증하는 목회자 범죄’는 뚜렷한 신도 감소세의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한국교회는 빠져나간 신도를 두 종류로 보고 있다. ‘가나안 성도’와 ‘수평이동 성도’다. 먼저 가나안(교회 ‘안나가’를 거꾸로 읽은 신조어) 성도는 신앙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국교회를 등진 신도를 가리킨다. 약 200만명으로 추정된다.

2017년 예장통합이 진행한 설문에서 가나안 청년들은 교회지도자와 관련해 ‘교회 운영에 대한 실망(27.3%)’ ‘교역자에 대한 실망(20.3%)’ ‘과다한 헌신 요구(19.6%)’등을 지적했다.

또 교회 내 관계에서는 ‘교회의 배타적 분위기(25.8%)’ ‘교인에게 상처를 받았기 때문(24.7%)’을 꼽았다. 교회 전문가들은 한국교회의 신뢰도 하락 원인으로 신학이 아닌 정치적인 집단 이기주의와 돈, 교권다툼을 꼽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7
ⓒ천지일보 2020.10.17

한국교회 신도 수 급감의 이유로는 종교 간 수평이동 흐름도 읽힌다.

이와 관련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은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15일 천지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교회도 가고, 사찰도 가고, 성당도 다니는 이른 바 종교에 대한 충성심이 없는 신도 층이 실제로 꽤 많다”며 “한국교회는 신도들의 충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인한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의 이유에 대해 그는 “목회자의 이미지가 도덕적으로 많이 실추됐다”면서 “또 한국의 시대정신은 진보성이 주도하고 있는데 교회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장이다. 교회가 여전히 보수 이데올로기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여성, 청년 등 계층을 끌어들일 요소가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교회의 변화를 강조했다. 규모에 집착하기 보다는 다른 방식으로의 교회 독특성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에 우리가 경험한 교회 현실은 장소가 중요하지 않았다”며 “미래 교회가 살아남으려면 장소의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신도 경계는 앞으로 계속 낮아질 것”이라면서 “실제로 지금도 개신교인이면서 점을 보거나 타로를 보거나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현재 한국사회가 종교 귀속 의식에 매여 있는 신도보다는 이미 여러 종교를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며 “편견 없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편견을 낮추고 종교인의 품격을 높일 수 있는 방법, 다른 종교에 배타적이지 않으면서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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