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글라데시 수도 의사당 앞에서 여성들이 여성에 대한 성폭행 근절 및 강간범 강력처벌을 촉구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9일 방글라데시 수도 의사당 앞에서 여성들이 여성에 대한 성폭행 근절 및 강간범 강력처벌을 촉구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방글라데시 법원이 집단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남성들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고 다카트리뷴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이 16일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북부 탕가일의 여성·아동억압방지법원은 전날 2012년 1월 15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명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기소 내용에 따르면 피해자는 강변에서 남자 친구와 그의 친구 2명에 의해 성폭행당했다. 다른 남자 2명은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상태였다.

이번 판결은 지난 13일 방글라데시가 단독 강간범에 대한 법정 최고 형량을 사형으로 높인 뒤 처음 나온 것이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집단 강간범이나 성폭행 살인에 대해서는 사형을 구형할 수 있었지만, 단독 범행의 경우 종신형이 최고형이었다. 방글라데시는 2013년 이후 2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최근 끔찍한 성폭행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강간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온라인은 물론 수도 다카 등의 시위대는 연일 "강간범을 교수형에 처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달 남부 노아칼리 지구에서 발생한 집단 강간 사건으로 촉발됐다.

노아칼리에서는 한 주부가 자신의 집에서 여러 명의 남성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고, 관련 장면이 영상으로 촬영돼 온라인으로 공유됐다.

또 북동부 실헤트와 북부 디나지푸르 지구 등에서도 집단 성폭행 사건이 연이어 보고됐다.

현지 시민단체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방글라데시에서 975명의 성폭행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208건은 집단 성폭행 사건이었다.

다만, 강간범에 대한 사형 선고가 실제 여성 인권 강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는 실상을 가리기 위한 조치에 불과하다"며 "사형은 폭력을 오히려 영속화할 뿐 막아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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