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유튜버 윤쭈꾸가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상비일상의틈에서 방문객들에게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5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유튜버 윤쭈꾸가 1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상비일상의틈에서 방문객들에게 콘텐츠를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15

복합문화공간으로 마케팅혁신 실험

문화 즐기며 자연스럽게 상품 접해

강매 대신 소통으로 MZ세대 공략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공간을 가득 채우는 빗소리, 벽에 다가가면 생성되는 귀여운 캐릭터들, 스크린 속 푸른 식물과 바다까지. 강남역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LG유플러스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은 이름처럼 삶의 여유를 주는 ‘틈’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렸다.

오픈 한달 만에 1만 5000여명이 다녀간 LG유플러스의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은 MZ(밀레니얼+Z)세대의 취향을 겨냥해 만들어졌다. 상품 판매 중심의 기존 매장과는 전혀 다른, 대화와 공감에 최적화된 문화공간을 만들어 고객 접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공간이다.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이 난 ‘일상비일상의틈’을 15일 방문했다.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일상비일상의틈 1층에서는 LG 윙(WING)을 사용해 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20.10.15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일상비일상의틈 1층에서는 LG 윙(WING)을 사용해볼 수 있다. ⓒ천지일보 2020.10.15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총 420평의 규모로 돼 있는 이 공간의 정문에 들어가면 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 놀이동산 에버랜드의 놀이기구 ‘아마존 익스프레스’ 캐스트로 활동한 유명 유튜버 ‘윤쭈꾸’가 활기차게 방문객들을 맞는다. 또 마치 천장을 뚫어놓은 것처럼, 천장에 설치된 사이니지는 푸른 하늘로 도배돼 있다. 리모컨을 조종해 비나 눈이 오게도 할 수 있다. 벽에도 실제 식물들이 배치돼 있고 미디어월을 이용한 가상의 숲이 펼쳐졌다. 벽에 다가가면 ‘꽃으로 만들어진 사람의 형상을 한 캐릭터’가 스크린에서 생성됐다가 사라졌다. 내부에서는 LG전자가 출시한 스마트폰 LG 윙(WING)도 사용해볼 수 있다. 또 ‘틈3시장’이라는 작은 코너에서는 MZ세대의 옛 추억을 회상하게 할만한 용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2층에서는 LED사이니지를 통해 강원도 해변풍경과 서퍼들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고성의 카페 ‘글라스하우스’의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통신사에 따라 30~50%의 음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3층은 반려동물, 스포츠, 여행, 연애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독립출판 서적을 만나볼 수 있는 책방이다. 12년 노하우의 ‘스토리지북앤필름’이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도서들을 수집해 추천했다.

눈길을 가장 사로잡은 곳은 4층이었다. 4층은 ‘대화형 사진관’ 콘셉트로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시현하다’ 작가와 함께 증명사진, 스냅샷을 촬영할 수 있다. 다양한 콘셉트의 포토존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한 직원은 “촬영하는 모습을 외부에서 지켜보면 민망하니까 고객이 들어가면 밖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이 리모컨 버튼을 누르자 투명한 유리는 흰색으로 변해 내부를 볼 수 없게 됐다.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4층에 있는 사진관의 모습. ⓒ천지일보 2020.10.15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4층에 있는 사진관의 모습. ⓒ천지일보 2020.10.15

5층은 LG유플러스의 다양한 5G 서비스를 체험하고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대형 미디어 룸에서는 영상 감상 후 의견을 나누는 문화예술 커뮤니티 모임이 정기적으로 열린다. 이벤트 존에서는 로봇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를 마시면서 스마트 홈트, 클라우드 게임, U+AR·VR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하 1층은 일상 속 영감을 북돋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운영된다. MZ세대 이슈와 관심을 반영해 분기별로 전시회를 개최한다. 현재는 반려견을 테마로 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맞춰 반려동물과 함께 전시를 즐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런 복합문화공간을 통해 마케팅 방식의 변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은 “지금까지 해온 마케팅 방식은 ‘우리 이런 제품 있으니 사주세요’라는 어떻게 보면 ‘강매’와 같은 방식이었고 고객들이 이에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며 “‘통신사’라고 하면 매장에 들어갔을 때 뭘 강매하려 한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고객이 먼저 발을 딛게 하려면 그들이 원하는 브랜드와 서비스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4층 사진관 옆에 있는 포토존. ⓒ천지일보 2020.10.15
[천지일보=손지하 기자] 4층 사진관 옆에 있는 포토존. ⓒ천지일보 2020.10.15

아울러 요즘 증가 추세인 ‘비대면’ 소통과 함께 ‘대면’ 소통까지 잡겠다는 전략이다. 김새라 그룹장은 “유플러(직원)들을 통해서 직접 MZ세대들의 니즈를 듣고 서비스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공간마다 LG유플러스의 브랜드가치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1층에서는 LG유플러스 제휴 파트너인 구글 유튜브 스튜디오를 강조했고 2층 카페에서는 5G를 이용해 강원도 고성의 해변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이뿐 아니라 ‘틈’을 통해 고객의 실시간 반응을 파악해 고객들이 진짜 원하는 상품과 서비스 사업을 찾아낸다는 목표도 있다.

김새라 그룹장은 “단순히 3개월, 1년 기한으로 잠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최소 3년 또는 5년 장기 프로젝트”라면서 “고객과 긴 시간 대화하는 과정으로, 관계 형성을 위한 첫 단추이자 중요한 플랫폼으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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