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0.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0.15

검사 기존 9명에 9명 증원

文대통령 “검찰에 협조”

야당 “이성윤이 계속 수사”

서울중앙지검 수사 불신

[천지일보=홍수영·이대경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검사 18명이 투입된다. 하지만 야권은 여전히 특별검사(특검) 등 현 수사팀 외의 별도 수사팀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검은 경제범죄형사부를 중심으로 반부패수사부·범죄수익환수부 검사 9명과 법무부가 파견 승인한 검사 5명, 중앙지검 내부 충원 4명 등 모두 18명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리기로 했다.

앞서 법무부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의 요청 및 대검 수사팀 대폭 증원 건의에 따라, 금융·회계 분야에서 풍부한 수사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경력 검사 5명의 중앙지검 직무대리 발령을 승인했다”며 “옵티머스 펀드 자금 유용 및 정관계 비호 의혹에 관한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을 규명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맡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에 반부패수사2부 소속 검사를 투입해 역량을 강화했다. 또 파견 검사 5명을 대검찰청에 요청했고, 대검도 이를 법무부에 전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중앙지검의 건의와 별개로 지난 12일 수사팀의 대폭 증원을 지시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천지일보 2020.10.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천지일보 2020.10.13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윤 총장의 지시가 있던 같은 날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대검이 요구하는 인력에 대해 즉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검찰의 엄정한 수사에 어느 것도 성역이 될 수 없다”며 “빠른 의혹 해소를 위해 청와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수사팀이 확대되면서 검찰의 수사는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윤모 전 금융감독원(금감원) 국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또 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윤씨는 금감원 재직시절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등에게 수탁사인 하나은행 등 금융권 관계자들을 소개시켜주고, 옵티머스 측에게 수천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의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여전히 특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회의에서 “저희들은 검찰에 윤 총장이 지휘하는 특별수사단을 만들어서라도 수사해달라고 했지만 이미 몇 달째 수사를 방기하고 소홀히 했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어 “파견검사도 검찰총장이 10명으로 요청했지만 5명으로 줄이고 그 중에도 이성윤 중앙지검장의 고등학교 후배가 끼어있다고 한다”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가 이번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라고 말할 게 아니라 검찰에 특별수사단을 만들어 엄중히 수사하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0.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0.12

이와 관련해 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은 “청와대는 왜 가족이 옵티머스에 몸담고 있던 이진아 변호사를 민정수석실 행정관에 임명했는지 답해야 한다”며 “인사 검증은 누가 담당했고 인사 추천은 누가 했는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행정관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사기 공범으로 구속기소된 윤석호 옵티머스 이사의 배우자다. 이 때문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핵심 인물로 꼽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에서 일한 이 전 행정관은 6월까지 옵티머스 지분 9.8%를 김 대표 비서에게 차명 전환해 숨긴 상태로 근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전 행정관 부부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공개지지 하면서 여권 인사들과 인맥을 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행정관은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23일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옵티머스 사건의 중요 인물로 떠오른 만큼 검찰도 이 전 행정관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확대된 수사팀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된 바 있는 최재순(사법연수원 37기) 대전지검 검사가 수사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사팀에 투입되는 최종혁(36기) 광주지검 검사는 사법농단 사건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수사에 참여했던 남대주(37기) 순천지청 검사의 참여 소식도 전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규명 수사에 각각 참여한 김창섭(37기) 청주지검 검사도 수사팀에 합류했다.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남재현(변호사시험 1회) 서울북부지검 검사도 수사를 함께한다. 그는 허인회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 사건 수사에 투입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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