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직에 선임됐다. 현대차그룹 총수가 바뀌는 건 2000년 이후 20년 만이다. 사진은 정의선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0.10.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14일 회장직에 선임됐다. 현대차그룹 총수가 바뀌는 건 2000년 이후 20년 만이다. 사진은 정의선 회장.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0.10.14

정몽구 회장, 그룹 명예회장 추대

취임사 통해 그룹 혁신의 지향점 제시

“인류에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 제공”

“상상 속 미래 모습 더욱 빠르게 실현”

“결실을 전세계 다양한 이웃과 나눠”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장이 20년 만에 바뀌었다. 정몽구 회장의 뒤를 이어 아들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직을 맡아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정 수석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현대차그룹을 출범 10년 만에 세계 5위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시키고, 글로벌 자동차산업 발전에 기여한 정몽구 회장은 그룹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의선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 발전시키는 한편 미래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리더십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미래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함께 한다는 그룹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핵심 기술과 역량을 보유한 그룹으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0.1.2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새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천지일보 2020.1.2

현대차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정의선 체제’ 현대차그룹의 방향이 주목된다.

정 회장은 이날 별도의 취임식 없이 전세계 그룹 임직원들에게 영상 취임 메시지를 통해 고객, 인류, 미래, 나눔 등 그룹 혁신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인류의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해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실현시키겠다”고 표명했다.

이를 위한 새로운 도전과 준비도 역설했다.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수소연료전지를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해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잡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의 삶에 최적화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고 핵심 성장축인 자율주행,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분야와 함께, 로보틱스, UAM,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전세계 사업장의 임직원 모두가 ‘개척자’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룹의 성장과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해 뜻을 모은다면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임직원의 귀중한 역량이 존중받고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소통과 자율성이 중시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이와 함께 범현대그룹 창업자인 정주영 선대회장과 현대차그룹을 세계적으로 성장시킨 정몽구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철학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1999년 현대차에 입사, 2002년 현대차 전무, 2003년 기아차 부사장, 2005년 기아차 사장, 2009년 현대차 부회장을 역임했다.

앞서 정 회장은 2018년 9월 14일 현대차 부회장에서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재계 2위 그룹 대표로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었다. 경영능력은 이미 검증된 셈이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2019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은 지난해 1월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열린 2019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는 당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모습. ⓒ천지일보 2019.1.2

‘정의선 체제’로 새롭게 나서는 현대차그룹이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하다. 대표적으로 ▲지배구조개편 ▲코로나19 실적 부진 ▲코나EV 화재 등이다.

새로운 수장을 세운 현대차그룹이 다시 한번 복잡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지 주목된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18년 3월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와 규제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모비스 보통주를 보유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개편안의 첫 과제였던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분할합병을 반대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이 무산됐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 가운데 현대차그룹 역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수시장은 지난해 대비 성장하고 있는 반면 수출이 급감해 전체 실적이 하락했다. 지난 4월 이후 수출 감소폭을 점차 줄여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잇단 화재가 발생한 코나 전기차(코나EV)에 대해 자발적인 시정조치(리콜) 결정을 내렸다. 16일부터 제작결함이 발견된 코나EV 2만 5564대(2017년 9월 29일부터 2020년 3월 13일까지 제작된 차량)를 리콜한다. 하지만 현대차가 내놓은 화재 원인과 리콜 방침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코나EV 화재 사건은 2018년 출시 이후 국내외에서 총 13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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