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태우 기자] 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해뜨락 요양병원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해뜨락 요양병원 직원 9명과 환자 43명 등 총 52명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병원은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천지일보 2020.10.14
[천지일보=강태우 기자] 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해뜨락 요양병원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해뜨락 요양병원 직원 9명과 환자 43명 등 총 52명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병원은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천지일보 2020.10.14

간호조무사 13일 최초 ‘확진’

사후 코로나 감염 환자 나와

“이미 병원내 전파고리 존재”

“고령자 다수, 사망 늘 수도”

전문가 “방역체계 구축필수”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부산 한 요양병원에서 52명이 한꺼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앞서 여러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데 이어 ‘요양병원 집단발병’ 악몽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부산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북구 만덕동에 있는 해뜨락 요양병원 직원 10명과 환자 42명 등 52명이 확진됐다.

이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 수는 총 5명이며 첫 확진자가 나오기 전 이 병원에는 환자 164명이 입원 중이었고 직원 97명이 근무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자 중에서는 숨진 환자 1명이 포함됐는데 사후에 진행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으로 판명됐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해당 요양병원에서 일하는 50대 여성 간호조무사가 지난 8일 병원에서 퇴근할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스스로 체온을 재본 결과 38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2일 근육통 증상을 보여 의료기관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진행했지만 같은날 재검사를 받은 후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간호조무사는 역학조사에서 “사망한 환자와 접촉한 후 발열 증상을 보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 13일 가장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간호조무사는 첫 증상을 보인 지난 8일 이후 해당 병원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당국은 첫 확진자인 간호조무사를 통한 감염보다 이미 병원 내에서 전파 연결고리가 형성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은 간호조무사가 감염된 후 그가 근무하는 요양병원 직원과 환자 261명을 모두를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해뜨락 요양병원이 있는 부산 북구 만덕동은 이미 지난달부터 목욕탕과 스포츠센터, 식당 등을 중심으로 조용한 전파가 감지됐던 곳이다. 해당 요양병원은 앞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시설들과 인접한 위치에 있다.

[천지일보=강태우 기자] 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해뜨락 요양병원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이날 해뜨락 요양병원 직원 9명과 환자 43명 등 총 5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병원은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천지일보 2020.10.14
[천지일보=강태우 기자] 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동에 있는 해뜨락 요양병원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이날 해뜨락 요양병원 직원 9명과 환자 43명 등 총 5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병원은 동일집단 격리에 들어갔다. ⓒ천지일보 2020.10.14

해당 요양병원은 코호트 격리(동일 집단 격리) 조처를 했으며, 직원과 환자는 이동 제한 통보를 받고 격리 중에 있다.

이번과 같은 요양병원 집단발병 사례는 이미 과거에도 존재했다.

지난 5월말 이후 노인 복지시설(생활·이용시설) 및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주요 감염 사례 관련 현황자료(지난 7월 21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확진자 45명, 사망자 4명) ▲경기 광명시 주간노인요양센터(12명) ▲서울 강서 강서중앙데이케어(12명) ▲경기 안양 나눔재가요양센터(4명) ▲광주 북구 한울요양원(13명, 1명) ▲경기 광주 행복한요양원(10명, 2명) ▲경기 시흥시 서울대효요양병원(4명) ▲서울 도봉구 굿모닝요양원(3명)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노인들이 이용하는 요양시설에서 감염 사례가 종종 발생하자, 정부는 해당 시설에 대해 방역을 강화키로 했다.

정부가 제시한 요양시설에 대해 방역관리 강화방안으로는 ▲기관별 방역 책임자 1명 지정 ▲출입자 통제 및 명부 작성 ▲종사자를 포함한 기관 내 모든 사람에 대한 증상 여부 확인 및 보고 ▲유증상자 업무 배제 ▲종사자 마스크를 착용 및 수시 손 소독 실시 등이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기저질환을 갖고 계시고 고령이라는 특성이 있어 감염이 발생할 경우 중증환자나 사망자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며 “이에 정부도 경각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역당국은 고령층이 자주 사용하는 요양병원 등과 같은 시설에서는 각별히 방역에 신경 써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7월 정례브리핑에서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같은 경우 많은 환자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추가적으로 사망자나 중증환자가 많이 나올 수 있는 고령층이 많은 시설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령층이 이용하는 시설, 의료기관의 유입을 차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고령층이 이용하는 시설, 의료기관 관리자들은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수시로 환기 등을 실시하고 손이 많이 닿는 곳은 표면소독을 자주 해달라”고 당부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2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3명이 추가 발생한 서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6.1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2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3명이 추가 발생한 서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DB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요양병원 방역관리의 중요성을 부각하며 “요양시설이나 요양원 또는 요양병원에서 노출되신 고령층들이 상당수 있다”며 “그런 분들은 저희가 최대한 1인실 내지는 코호트 격리를 통해 의료적인 관찰을 하면서 주기적으로 검사·모니터링하고 자가격리, 격리관리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감염병 전문가는 요양시설의 특성상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판단했다.

이진서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요양시설의 경우) 아무래도 환자들이 바뀌지 않고 계속 밀집돼 있어 통제한다고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바이러스가) 유입이 되면 확산되기 쉽다”며 “앞으로도 (요양병원 집단감염) 같은 사례가 계속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들이 대체적으로 연령대가 다 높아서 확진될 경우 (건강이) 심하게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한곳에서 모여있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아무리 외부 유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할지라도 100% 감염을 차단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금처럼 손씻기 등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키기, 외부요인 차단, 의심환자 보일 시 신속히 검사하기 등의 시스템을 잘 갖춰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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