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천지일보 2020.10.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천지일보 2020.10.13

靑 “강기정-이강세 관련 CCTV 존재 안 해”

법무부, 라임‧옵티머스 수사 인원 5명 확충

국민의힘 “권력형 비리 게이트” 특검 촉구

이종훈 “文정부 내 특검 도입 어려울 듯”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여권 인사 연루설이 확산하는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법무부는 수사 인원을 본격 확충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라임‧옵티머스에 연루된 핵심인물이 다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적극 나서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 대통령은 14일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라임 수사와 관련해 출입 기록 등을 요청하면 검토한 뒤 제출할 계획이다.

다만, 라임자산운용 의혹과 관련해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가 청와대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난 것이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청와대에 CCTV 영상을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해당 영상은 존속 기한이 지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2일 수사팀의 대폭 증원을 지시한 데 대해 법무부는 이날 옵티머스 수사팀에 금융·회계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검사 5명을 충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WTO 사무총장 선거 지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WTO 사무총장 선거 지원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또한 검찰은 전날(13일) 오전 윤모 전 금융감독원 국장 집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윤 전 국장이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 관계자 등 금융계 인사들을 연결해주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 때문이다.

이외에도 농어촌공사가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공공기관 매출채권’ 상품의 신빙성에 의구심을 품고도 상품 안내를 받은 당일에 바로 투자를 확약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하는 등 라임‧옵티머스에 대한 의혹들이 나날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라임‧옵티머스 의혹의 핵심인사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 등 8명에 대해 여야는 오는 23일 진행되는 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들이 실제 국감에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이 전 행정관은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의 동업자인 윤모씨의 부인으로, 청와대 부임 이후 자신이 보유한 옵티머스 지분 9.85%를 차명 전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라임‧옵티머스 의혹을 모른척하고 있으면 국민들이 정권 게이트로 인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지금 수사를 확대해도 핵심인물들은 다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폭력사건 가해자 석방 관련 피해예방 대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0.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폭력사건 가해자 석방 관련 피해예방 대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10.12

이 평론가는 “검찰이 수사할 기간도 충분했는데, 이제 와서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 핵심 관계자를 다시 불러 조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만약 증거인멸을 시도했다면 충분히 하고도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을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규정하며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 중인 국민의힘은 국정감사 기간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은 권력의 비호 없이 이렇게 될 수 없는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구성하는 특별수사단에 맡기거나 특검을 도입해야 국민이 신뢰한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검찰과 여권 인사들을 겨냥해 “심판과 선수들이 한 편인데 누가 믿겠느냐”며 “지금까지 정권을 끊임없이 비호하고 수사를 망쳤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맡겨서는 논란이 정리되지 않는다”고 했다.

같은 당 안병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옵티머스 공범 윤모씨의 아내 이모씨가 농어촌공사 사외이사를 지내다가 청와대 공직기강 행정관으로 옮겨 옵티머스 관련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정황 증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어촌공사가 직원들의 복지기금을 옵티머스 자산운용에 투자한 것은 오판이거나 외부의 힘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검찰 수사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허은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무현 정부 시절 ‘바다 이야기’ 사건을 거론하며 “단언컨대 이번 라임·옵티머스 펀드 게이트가 문재인 정권의 ‘바다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정권 동안은 (특검) 도입이 어려울 것 같다”면서 “정권이 바뀌어야 재수사가 가능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0.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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