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 (출처: 방탄소년단 트위터)
방탄소년단(BTS). (출처: 방탄소년단 트위터)

[천지일보=이솜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발표한 소감을 중국 일부 네티즌이 왜곡하면서 일었던 비난 여론이 순식간에 수그러들고 있다.

앞서 BTS에 대한 비난은 민족주의 성향의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가 지난 12일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의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을 보도한 뒤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빗발쳤다.

지난 7일 RM은 온라인으로 진행한 시상식에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녀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BTS의 수상 소감 중 한국전쟁을 “양국(한미)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고 언급한 부분을 중국의 참전을 모욕한 발언으로 해석하면서 분개했다. 이 여파로 BTS 팬클럽 ‘아미’ 집단 탈퇴와 BTS 연관 상품 불매 운동까지 확산하기도 했다.

이러한 거센 비난은 중국 외교부가 미래를 향해 양국 우호관계를 도모해야 한다고 입장을 표명하면서 조용해졌다. 한국전쟁에 대해 각 나라가 다른 역사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을 무시하고 비난을 쏟은 중국 일부 여론에 한국 국민과 언론, 미국 등 국제사회가 거세게 반발하자 중국 외교부가 수습에 나선 것이다.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관련 보도와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을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한중)가 함께 추구해야 하며 함께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과도한 반응을 자제해 달라는 말로 풀이된다.

이후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대변인의 발언을 SNS 공식계정인 샤커다오(俠客島)와 웨이보에 올렸다. 이에 인민일보 산하인 환구시보도 BTS를 공격하는 기사를 바로 내렸다. 또한 웨이보 등 SNS에도 BTS를 비판하는 글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해당 사건에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BTS 문제로 한중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것을 피하려고 하면서 이번 사태가 조기에 수습돼 일순간의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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