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현지 원주민인 마푸체족을 옹호하는 수백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출처: 뉴시스)
12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현지 원주민인 마푸체족을 옹호하는 수백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탈리아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을 기념하는 12일(현지시간) 콜롬비아와 칠레 등 남미 곳곳에서 원주민들이 유럽 식민주의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콜롬비아 남서부에서는 수천명의 원주민들이 폭력사태 종식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녹색과 붉은 색 옷을 입고 전통 막대기를 든 시위대는 칼리시에 모여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지역 토착민협의회 프랭키 레이노사는 “우리가 행진하는 주된 이유는 우리 영토에서 조직적인 대학살이 일어나는데도 정부가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UN에 따르면 특히 토착 인구가 많은 콜롬비아 남서부는 폭력사태로 올해 적어도 42명이 학살된 최악의 피해 지역 중 하나다.

반세기 동안 내전이 이어진 콜롬비아에서는 2016년 정부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평화협정을 체결한 이후에도 수십개의 무장 단체가 마약 밀매 무역을 놓고 싸우고 있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의 코카인 생산국이다.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 대해서 레이노사는 “우리 영토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족말살”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칠레 수도 산티아고 중앙광장에서는 다른 원주민 부족을 포함한 수백명의 마푸체족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 마찰이 생겼다.

시위대 중 일부는 버스정류장과 도로표지판을 부수고 물대포 등으로 대응한 치안 부대를 향해 돌을 던지면서 경찰과 무력 충돌을 빚기도 했다.

마푸체족은 칠레에서 가장 큰 토착민 집단으로 국가와 오랜 분쟁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이 나라 조상들의 남쪽 땅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땅의 대부분은 민간 벌목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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