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미록 1~8책(보물 1096호) 모습. (제공: 국립박물관) ⓒ천지일보 2020.10.12
쇄미록 1~8책(보물 1096호) 모습. (제공: 국립박물관) ⓒ천지일보 2020.10.12

특별전, 보물 등 52점 전시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주제

16세기 생활·경제사 담아내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 국립진주박물관이 오는 13일 오희문의 임진왜란 난중일기 쇄미록(瑣尾錄, 보물 제1096호)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조선 중기의 양반 지식인 오희문(吳希文, 1539-1613)은 임진왜란(1592-1598)을 몸소 겪으며 9년 3개월(1591-1601) 동안 거의 매일 ‘쇄미록’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특별전은 7년 전쟁의 참상과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도 지속된 인간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자리로 쇄미록을 집중 조명했다.

오희문이 남긴 쇄미록에는 전쟁과 관련된 기록과 함께 사노비, 음식·상업·의료 등 16세기 말 생활사와 관련한 내용이 풍부하다.

이는 조선왕조 500년 동안 지배계층이었던 양반과 시대 상황을 이해하는 중요한 사료이자 각종 임진왜란 기록물과 차별화되는 자료로 평가받는 이유기도 하다.

쇄미록 특별전은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라는 주제로 내년 3월 7일까지 열린다.

특별전은 쇄미록뿐 아니라 김용 호종일기(보물 제484호), 조정 임진란 기록 일괄(보물 제1003호), 노인 금계일기(보물 제311호) 등 보물 4건 18점을 포함해 총 52점이 전시된다.

김용 호종일기(보물 제484호). (제공: 국립박물관) ⓒ천지일보 2020.10.12
김용 호종일기(보물 제484호). (제공: 국립박물관) ⓒ천지일보 2020.10.12

이번 전시회는 일반적인 고서 전시를 탈피해 수치를 활용한 다양한 도표와 디지털 영상물·그림을 제작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가미했다.

특히 9년 3개월 동안의 일기내용을 그림책 보듯 감상할 수 있도록 수묵인물화가인 신영훈 작가의 21컷 그림으로 담아냈다.

또 오희문의 인물관계를 게임 요소를 곁들인 터치스크린 콘텐츠와 관람 후 주요 그림들을 전통제책법인 오침안정법으로 묶어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마련했다.

아울러 일기를 쓰는 오희문을 묘사한 프로젝션 맵핑 영상, 임진왜란의 고통과 고난을 표현한 가시나무 오브제 영상, 16세기 말 조선시대로 날아가 쇄미록의 결정적인 장면을 감상하는 가상현실 영상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품으로는 오희문의 초상과 그의 셋째아들 오윤함의 초상, 오희문과 해주오씨 묘지명 등이 선보인다. 오희문의 초상은 해주오씨 추탄공파 종중에서 권오창 화백에게 의뢰해 새롭게 제작됐다.

이밖에도 쇄미록의 서지학적 가치를 다룬 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 전쟁, 9년 3개월 동안의 여정 등 총 7장으로 구성한 전시 도록도 만나볼 수 있다.

국립박물관 관계자는 “전쟁으로 어렵고 힘든 날을 보냈던 오희문은 가장이자 아들·남편·주인으로서 여러 역할을 해내며 16세기를 살았고, 그 하루하루를 일기에 담아 전했다”며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이 잠시나마 코로나의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희문 초상(권오창, 2020년 복원, 해주오씨 추탄공파 종중 소장). (제공: 국립박물관) ⓒ천지일보 2020.10.12
오희문 초상(권오창, 2020년 복원, 해주오씨 추탄공파 종중 소장). (제공: 국립박물관) ⓒ천지일보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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