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김포공항 주기장에 저비용항공사(LCC) 소속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서울 김포공항 주기장에 저비용항공사(LCC) 소속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출항 시작 전에 ‘무급휴직’부터

경영난 겪는 플라이강원 매각설

업황 어려워 매각도 힘들 수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첫 비행도 하지 못하고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이달 말부터 대부분 LCC에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이 종료되면서 LCC들이 자체적으로 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경우 화물 사업을 통해 실적을 내고 있는 것과는 달리 LCC업계는 여객 위주의 치열한 경쟁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LCC는 제주항공·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진에어·플라이강원 등 7개다. 여기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항공 등 2개 항공사가 첫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 대부분 LCC에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이 종료됨에 따라 다음 달 이후 무급휴직 전환,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가 첫 취항 시작도 전에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 휴직을 시행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전체 직원 204명 중 50여명이 한 달 동안 휴직할 예정이다.

다만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첫 취항에 대비해 승무원과 조종사, 정비사의 교육과 훈련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에어프레미아 측은 밝혔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3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아 AOC를 발급받은 뒤 올해 9월부터 동남아 등에 처음 취항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취항이 미뤄졌다. 아직 운항을 하지 못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연내 취항을 준비 중인 에어로케이 역시 AOC 발급에 제동이 걸리면서 첫 취항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에어로케이의 AOC 심사는 거의 1년째 답보상태다. 지난해 10월 AOC 심사를 신청했지만, 국토부는 종합심사단계가 끝나지 않아 AOC 발급에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에어로케이도 이미 직원을 채용해 정상 근무 중이지만, 고용유지지원급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3월 사업면허를 취득한 LCC 플라이강원도 경영난을 겪고 있다.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의 경우 이미 전 직원 240명 중 3분의 2가 무급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보유 중인 항공기 3대 중 1대만 양양-제주 노선에 투입해 운영하고 있어 최소 필수 인력만 남긴 것이다. 나머지 2대는 조기 반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이강원은 현재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플라이강원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경우 제주항공의 인수가 무산된 이후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장에 나오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M&A 시장에 LCC가 나오더라도 매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CC는 여객 수요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여행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 업황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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