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북한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백두산 기념 권총 수여식에서 군 주요 지휘성원들에게 백두산 기념권총을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2020.7.27 (출처: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북한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조국해방전쟁 승리(정전협정 체결) 67주년을 기념하며 열린 백두산 기념 권총 수여식에서 군 주요 지휘성원들에게 백두산 기념권총을 수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보도했다. 2020.7.27 (출처: 연합뉴스)

열병식서 새 전략무기 공개할 듯

“미 대선 이후 협상카드 활용 가능성”

김정은 연설 나선다면 메시지도 관심

전문가 “대외 발언보단 내부 결속에 치중”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10일은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다. 올해는 75주년을 맞아 더욱 이목이 쏠리는데, 북한은 5년, 10년마다 꺽어지는 해인 정주년을 보다 특별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특히 당 창건일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열병식에서 북한이 어떤 전략무기를 선보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아울러 북한은 이날 기념일 행사를 생중계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열병식에서 연설에 나선다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北, 열병식서 대대적 무력시위 전망

통일부와 국방부는 지난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이번 당 창건일에 새로운 전략무기를 동원하는 등 대대적으로 무력시위를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이 공개할 무기로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이동식 발사차량(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거론된다.

통일부가 국감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해 존재감을 부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고, 군 당국도 북한이 신형 ICBM을 선보일 가능성에 주목해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는 11월 있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열병식에서 새로운 무기를 통해 세를 과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일부는 “북한이 현재 수해 복구, 코로나19 방역 등에 집중하면서 대외 관계는 ‘현상 유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당 창건 기념일과 미국 대선 등을 계기로 ‘현상 변화’를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사실 내세울 건 군사 분야밖에 없다”며 “공을 들이고 있는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ICBM 등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해 미진한 경제성과를 군사적 성과로 돌리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도 통화에서 “북한이 열병식에서 신형 ICBM, ‘북극성 3호’ SLBM, 17차례 시험 발사한 전술형 탄도미사일 등을 끌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으로선 전략적·전술적 핵 무력을 과시해 미 대선 이후 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북미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이유를 댔다.

다만 북한이 당장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거나 핵 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정부와 군의 판단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국감에서 “과거 북한이 고강도로 나올 때는 미사일을 쏘거나 (핵)실험을 하거나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저강도 시위, 위력의 과시 정도가 되지 않을까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 역시 같은 판단인데, 조 위원은 “북한은 아직 액체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ICBM같은 경우 미사일 발사를 위해선 일주일전 부터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데 아직 그런 정황은 없다”면서 “시험발사는 없다고 본다. 군사 퍼레이드에서만 보여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생중계·김정은 연설도 관전 포인트

열병식 생중계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북한이 열병식을 생중계한 건 지난 2017년 4월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기념일 때가 마지막이었고, 당시 김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각종 전략무기가 대거 등장했다.

이후 2018년 평창올림픽이 열리고 남북대화 국면이 이어지자 북한은 같은 해 2월 건군 70주년 열병식과 9월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 등을 녹화방송으로 대체하고 외신에도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2015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도 당일 오후 전파를 탔다.

군과 정부도 이번에는 북한이 열병식을 생중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장기화하고 있는 제재와 코로나19 방역, 수해 등 삼중고 속 최악으로 치닫는 경제난에도 자체적으로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서라는 관측이다.

또 북한이 새로운 전략무기를 생중계로 공개해 국방력 과시 효과를 극대화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연설을 할 경우, 그 내용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2015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20여분 동안 육성 연설을 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인민이라는 단어를 수십 차례 사용하며 체제 결속 의지를 드러냈고, 미국을 겨냥해선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미제(미국)가 원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다 상대해줄 수 있다”며 자위적 국방력 강화 기조를 재천명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핵·미사일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대남·대미관계에 대한 공세적인 발언보다는 가중된 어려움에 대한 내부 결속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김 위원은 “발언이 나온다면 전쟁 억제력이라는 방향성에 그간 당이 얼마만큼 리더십을 잘 발휘해 오고 있느냐라든지 그간 봐 왔던 것처럼 대외적인 위협 속에서도 잘 버티고 대응해오고 있다는 정도의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언급했다.

조 위원은 “대남·대미관계에선 군사퍼레이드 자체가 메시지일 것 같다. 별도의 발언이 나올 것 같진 않다”면서 “사회주의 목표나 전망, 새로운 슬로건을 공개하는 등 자체적인 메시지에 치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현재 대미관계를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고, 남북관계 또한 악화시키려고 하는 것 같지 않다”며 “남북관계가 악화할 경우 대미관계 개선도 쉽지 않기 때문에, 대남관계 또한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조선중앙TV가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05주년인 15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경축 열병식을 실황중계 하고 있다.  사진은 열병식에 첫 등장한 북극성 미사일. (출처: 뉴시스)
조선중앙TV가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05주년인 15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경축 열병식을 실황중계 하고 있다. 사진은 열병식에 첫 등장한 북극성 미사일.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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