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1호 지정에 관한 청원을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이대로 회장, 전용기 의원, 구진영 연구원, 혜문 대표 (제공: 문화재제자리찾기) ⓒ천지일보 2020.10.9
시민단체가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1호 지정에 관한 청원을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이대로 회장, 전용기 의원, 구진영 연구원, 혜문 대표 (제공: 문화재제자리찾기) ⓒ천지일보 2020.10.9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 1호 지정 관련 청원 접수

국보 1호 논란 문화재청 소관 떠나 국회서 논의할 듯

본회의 채택되면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 1호 지정 가능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 8일 오전 훈민정음 해례본 국보 1호 지정에 관한 청원을 국회에 접수했다. 이번 청원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개로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회장 이대로) 등의 단체가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2015년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10만 서명운동’ 당시 12만명의 서명을 받아 문화재청에 전달하는 등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에 앞장서 왔다.

숭례문 국보 1호 해지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 1996년 일제 지정 문화재 재평가위원회가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국보 1호 교체를 검토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지난 2005년 감사원은 ‘숭례문은 조선총독이 지정한 문화재로 국보 1호로서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변경을 권고하기도 했다.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국보 1호로 훈민정음을 지정하겠다고 발언, 국보 1호 변경을 추진했으나 문화재 위원회가 ‘사회적 혼란’을 이유로 부결, 현재가지 숭례문이 국보 1호를 유지하고 있다.

20년째 논란을 거듭한 국보 1호 변경문제는 이번 청원 제출로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청원이 제출되면서 국보 1호 변경문제는 문화재청의 소관사항을 떠나 국회에서 국민여론을 수렴하는 방안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제자리찾기 구진영 연구원(대표 청원인)은 “2005년에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을 추진하던 문화재청이 현재는 국보 1호 변경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며 “이런 모순적 상황에 대해 국회차원에서 논의가 시작되면 합리적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청원 취지를 밝혔다.

이어 “2008년 숭례문 소실 이후 부실과 비리로 얼룩진 숭례문보다 민족 문화를 대표하는 훈민정음이 국보 1호로 변경돼야 할 적절한 시점이 도래했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 여론조사 당시 64%의 국민이 숭례문보다 훈민정음이 국보 1호로 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국회 청원이 제출되면 국회법상 해당 상임위에서 논의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되게 된다. 만약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 문제가 본회의에서 채택되면, 정부에 필요한 후속조치를 시행하게 함으로써 국보 1호를 둘러싼 지난 20년간의 논란이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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