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실용주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너프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사진은 이너프프로젝트 제품 연출컷. (제공: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실용주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너프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사진은 이너프프로젝트 제품 연출컷. (제공: 아모레퍼시픽)

가치 지향적 소비 확산 영향

식품·화장품·옷까지 시장 확대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식물성 고기로 만든 샌드위치를 먹고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옷을 입고 비건 화장품을 바르는 등 ‘가치소비’가 MZ(밀레니얼+Z세대)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류의 자연 파괴와 이로 인해 발생한 기후위기가 코로나 팬데믹의 원인이 됐다는 각성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왔다. 자신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브랜드를 찾는 MZ세대가 늘면서 기업 경영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제품의 기획과 생산, 판매 과정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이나 동물복지, 인권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개념 마케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

써브웨이 마케팅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이 지속가능한 환경과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성에 대한 각성의 계기로 작용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 새로운 표준)로 부상 중”이라면서 “자신만의 신념과 가치관으로 무장한 ‘개념 소비자’인 MZ세대가 소비의 주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이제 ‘必환경’을 넘어 ‘必개념’이 기업의 새로운 생존 키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밥상 바꾸는 가치소비… 식품·외식업계 ‘대체육’ 주목

미국 시장조사업체 CFRA는 2018년 약 22조원 규모였던 세계 대체육 시장이 2030년 116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식주의자는 물론 지속가능한 먹거리와 건강을 중시하는 일반 소비자까지 대체육을 찾으면서 기업들도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써브웨이는 지난달 대체육 메뉴 ‘얼터밋 썹’을 출시했다. 써브웨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대체육 샌드위치다. 출시 직후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중심으로 ‘찐 혁명이다’ ‘맛과 식감이 진짜 불고기 같다’ ‘시중의 다른 대체육은 물론 일반 고기 보다 맛있다’는 등의 긍정적인 구매 후기가 확산되면서 입소문을 타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얼터밋 썹은 밀 단백과 대두 단백질을 최적 배율로 조합한 식물성 단백에 퀴노아, 렌틸콩, 병아리콩 등 슈퍼푸드 곡물을 더해 영양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얼터밋 썹의 대체육은 실제 소고기와 단백질 함량은 비슷하면서도 포화지방은 절반 수준인데다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전혀 없어 더욱 가볍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롯데푸드는 전국 이마트 21개 점포의 ‘채식주의존’에서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 ‘제로미트’를 선보였다. ‘제로미트’는 식물 유래 단백질과 원료로 만든 건강함을 쉽고 맛있게 전달하는 베지테리언 푸드를 내세운 롯데푸드 대체육 브랜드다.

입점 품목은 ‘제로미트 베지 함박 오리지널’와 ‘제로미트 베지 함박 매쉬드 포테이토’ ‘제로미트 베지 너겟’ 등 총 3종이다. 롯데푸드는 이마트 입점을 통해 제로미트 판매 채널을 넓히고 소비자와의 접근성도 확대했다. 또 함박 2종이 출시되고 너겟 등 제품이 리뉴얼 된 7월 매출량이 1~6월 월평균 매출보다 약 2.5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뷰티·패션업계도 ‘지속 가능’ 트렌드 강조

뷰티·패션업계도 친환경·윤리적 소비 등 ‘지속 가능한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동물성 원료 및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비건 뷰티’, 가죽·모피·울 등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패션’, 재활용품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패션’ 등을 선보이며 기업들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추세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탈리안 비건 패딩 브랜드 ‘세이브더덕’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고 자사 온라인몰 에스아이빌리지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세이브더덕은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100% 애니멀 프리를 실천하기 위해 2012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패션 브랜드다. 오리를 살린다는 브랜드 명에 걸맞게 모든 제품에 동물 유래 소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동물 학대나 착취가 없고 재활용이 가능한 원료를 사용하는 등 지속 가능성을 브랜드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세이브더덕은 플룸테크 기술을 활용한 오렌지 뱃지 컬렉션을 주력으로 선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실용주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너프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이너프프로젝트는 타인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스스로가 충분하고 만족하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제안하는 뷰티 브랜드다. 연령에 관계 없이 바르기 좋은 텍스처와 성별에 구애 받지 않는 간결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모든 제품은 비건 프렌들리 제품으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수분 크림·스킨·로션·클렌징 폼·클렌징 오일·선크림 등 라인업도 탄탄하다.

롭스는 이 같은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비건 화장품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왔으며 10월부터 매월 다양한 카테고리의 비건 제품들을 소개하고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건의 영역이 식품부터 화장품, 의류 등까지 생활 전반에 걸쳐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가치 지향적 소비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비건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써브웨이 대체육 메뉴 ‘얼터밋 썹’. (제공: 써브웨이)
써브웨이 대체육 메뉴 ‘얼터밋 썹’. (제공: 써브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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