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응시 불가 ‘입장변화 없어’
“국민공감없이 재응시 안돼”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의과대학 본과 4학년의 의사 국가고시(국시) 재응시 허용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며 재응시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이 정책관은 주요 대학병원장에 이어 의대생들도 대국민 사과를 할 경우 국시 재응시 기회 부여를 고려해볼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국시 문제는 어떤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어떠한 조건에 따라 조치하는 조건부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른 국가시험과의 공정성·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에 국민적인 양해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추가 응시 기회를 부여하긴 어렵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정책관은 “국민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현 상황에선 국시 허용이 가능하지 않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로 국시 재응시 기회를 주자는 방향이 나온다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어제(8일) 국회에서도 논의가 있었지만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의사가 되고자 하는 예비의사들이 어떠한 기준과 판단에 따라 행동할 수 있을 것이냐와 국민들이 양해할 것이냐 하는 기준을 갖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그런 차원에서 의료계 쪽에서도 국민에 대한 여러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국회에서도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의대생들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을 비롯해 공공의료대학원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비대면 의료 육성 등 의료 정책에 반대하며 지난달 1일로 예정됐던 국시를 거부했다.
이에 국시 일정은 지난 8일로 연기됐으나 대다수 학생들이 응시를 거부했다. 의대생들은 재접수 기한 연장 이후 18일이 지나서야 응시 의사를 밝혔지만 줄곧 정부는 재응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한편 주요 대학병원장들은 전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사과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19로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신규 의사를 배출하지 못하면 병원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는 만큼 재응시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