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처: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로 나선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처: 연합뉴스)

최종 라운드 2인 후보 올라

오콘조-이웰라와 끝장 대결

누가 되든 첫 WTO 女수장

내달 초 마지막 라운드 결론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2명이 경쟁하는 결선에 진출했다.

WTO 사무국은 8일 비공식 대사급 회의에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한국의 유명희 후보가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11월 7일 이전으로 예상되는 결선에서는 별도 투표 없이 164개 회원국이 컨센서스(합의) 방식으로 두 명 중 한 명을 골라 사무총장으로 추대하게 된다.

WTO 사무총장 당선인은 164개 회원국 협의 아래 지지율이 낮은 후보들을 세 차례에 걸쳐 탈락시킨 뒤 단일 후보를 채택하는 방식으로 뽑는다. 출사표를 낸 후보 총 8명 가운데 유 본부장 등 5인이 지난달 중순 1라운드를 통과해 2라운드에 진출했다. 지난달 24일~이달 6일 진행된 2라운드에서는 최종 3라운드에 진출할 2명의 후보를 선발한다.

두 후보 모두 여성으로 누가 당선되든 간에 WTO 25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에 등극하게 된다. 두 후보는 아미나 모하메드(케냐), 모하마드 알 투와이즈리(사우디아라비아), 리암 폭스(영국) 등과 경합을 벌인 끝에 지지를 받았다. 유 본부장이 당선될 경우 한국인 최초 WTO 사무총장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하지만 최종 결과 발표까지 한 달여 기간이 남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경쟁자인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국제무대에서 높은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으로서의 경험을 갖고 있으며, 세계은행에서 전무 자리까지 오르는 등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계은행 총재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태국에서 WTO 사무총장이 배출됐지만 아프리카 출신은 없기 때문에 아프리카에서 오콘조-이웰라를 지지하는 국가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과 일본도 오콘조-이웰라를 지지한다.

유명희 본부장은 1991년부터 통상 외길을 걸어온 전문성과 현직 통산본부장이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열풍에 맞서 통상 다자주의를 회복하는 등 WTO내 개혁에 앞장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과 통화하면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등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서 결선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그간 유 본부장은 7월부터 최근까지 스위스와 미국, 프랑스, 스웨덴 등을 방문해 각국 대사와 주요 인사들을 만나 활발한 유세 활동을 진행했다.

앞서 WTO 사무총장에는 1995년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 2013년 박태호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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