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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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잊지 않고 챙겨보는 TV프로그램이 ‘공부가 머니?’다. 매주 새로운 학생의 공부 태도를 관찰한 후 전문가들이 성적을 향상시킬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하는 내용이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성적에 대한 걱정이 없을 것 같은 전국 상위 0.08%인 학생부터 국제고 전교 1등까지 최상위권 성적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8명의 학생이 온라인으로 자신만의 공부법, 공부시간, 사교육 등 공부에 대한 노하우와 고민을 털어놓고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이 방송됐다.

이날은 기존 전문가 외에 역대 최강의 전문가 3명이 특별 출연했다. 고등학교 첫 시험 전교 꼴찌에서 막판 뒷심을 발휘해 서울대에 입학해 성적 우수 장학생이 된 조승우 전문가는 서울대생 100명의 공부법을 분석한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그는 공부의 밑바닥을 경험했던 자신의 이야기와 공부 잘하는 학생들의 비법을 활용한 공부 솔루션을 제시했다. 신기훈 전문가는 치·의대만 5곳을 동시에 합격한 ‘의대 5관왕’으로 고등학교 시절 전교 1등에, 내신 1등급으로 생활기록부만 무려 36장이었다며 자신만의 내신 공부법과 생기부 작성법에 대한 남다른 노하우를 전했다. 서준석 전문가는 수능 전국 2등으로 상위 0.1%의 성적으로 서울대 공대, 의대, 치대 3개의 졸업장을 가지고 있는 공부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

공부가 고민일 수 없다고 생각되는 수재급 학생들이지만 ‘공부의 양과 공부 방향, 시험 당일 컨디션에 따른 성적 편차, 의대에 진학하기 위한 공부 방법’ 등 성적에 대한 고민부터 ‘해외 대학 진학 방법, 최적의 수면시간’ 등 생활 습관까지 다양한 상담 내용을 보면 최상위권 수재의 고민도 일반 학생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반고와 특목고 중에 어디로 진학해야 좋을지?”란 고민에 대해 신기훈 전문가는 “중학교 때는 공부 잘하는 걸 시기, 질투하는 친구들이 많아 힘들었는데 과학고에 진학하니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모아 놓은 학교라 위안을 받았다. 선의의 경쟁으로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도 되고 공부하기 편했다. 자신보다 잘하는 학생이 많을 때 시너지를 내느냐, 반대로 스트레스를 받느냐에 따라 학교를 결정하는 게 좋다. 경쟁에 예민한 학생의 경우 일반고 진학이 유리하다”라고 조언했다. 필자도 특목고에 진학했다 부적응으로 일반고로 유턴하는 학생을 많이 봤던 터라 아주 적절한 조언이라 생각된다. “통제받는 상황에서 공부가 잘된다”라는 상담은 “지하철, 도서관 등 장소를 바꿔가며 공부하는 게 효과적이다”라는 해법이 제시됐고, 하루에 1시간만 공부하는 데도 상위 0.5%의 성적인 중학생에 대해서는 “중학교는 공부 분량이 많지 않아 가능하지만, 고등학생이 되면 공부 분량이 많아지니 서서히 공부시간을 늘려나가야 한다”라는 조언이 나왔다. 상위권 학생의 공부시간은 평균 35시간, 시험 기간에는 45시간 정도라고 하니 학교 수업 외 하루 5시간 정도는 공부에 매달려야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날 전문가들이 제시한 공부 비법은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이라 아주 요긴하다.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전년도, 전전년도 기출문제를 풀면 교사의 시험출제 경향을 알 수 있어 내신 성적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쉬운 문제에 함정을 설치하는 교사, 후반부에 고난도 문제를 내는 교사 등 문제 출제 방식과 매년 시험에 꼭 나오는 중요항목도 알 수 있다. 학창시절 과도한 봉사활동은 입학사정관이 ‘공부를 덜 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요인으로 마이너스가 될 수 있으니 과도한 봉사활동은 지양해야 한다. 경시대회 상을 너무 많이 받으면 ‘공부는 언제 했을까?’라고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재수한 서울대 합격생들은 시험에 한 번 실패한 후 시험 볼 때 징크스로 작용할 만한 것들을 미리 대비하고 준비하는 연습을 한 게 특징이다. 과도한 선행학습보다는 다음 학기 예습하는 정도의 선행학습이 공부에 더 도움이 된다. 문제집은 3권 정도만 반복해 풀어보고 오답 노트를 작성해서 반복해 틀리는 문제를 줄이는 게 성적향상에 효과적이다. 수험생의 수면시간은 서울대 학생 100여명을 인터뷰한 결과 수면시간이 6시간~6시간 30분이 가장 많았다. 공부한 내용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려면 충분한 수면시간이 필요한데 WHO가 권고한 6~7시간이 적당하다. “사람 마음은 나이를 먹고 경험이 쌓이면서 바뀐다. 한 번 정한 진로를 밀고 나갈 필요가 없다.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한 번뿐이니 원하는 게 있으면 언제든 바꿔라”라는 조언은 부모들도 새겨듣고 자녀의 진로를 응원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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