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곤 논설실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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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먼 훗날, 지구상의 많은 사람들이 2020년을 기억하게 된다면 단연코 ‘코로나19’를 떠올릴 것이다. 코로나 위세와 그로 인한 공포가 올 한해 전 세계를 뒤덮어버렸으니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 감염 확진자수가 10월 7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는 218개국에서 35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무려 103만명선에 이르고 있다. 그러한 상태에서도 신규 확진자 추세가 멈추지 않고 계속 번져나고 있으니 지구촌에는 비상이 걸렸다.

그런 가운데 지구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에서 대통령마저 확진됐다는 소식은 충격적인 뉴스다. 평소 신종 바이러스에 대해 크게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마스크 쓰기를 즐겨하지 않았던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일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세계적 뉴스로 떠올랐다. 외신보도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해 의료진들은 “오늘(10월 3일 현지시간) 아침 상태가 아주 좋다. 지난 24시간 동안 열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중이다.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은 자가 세계적으로 3505만명에 이르고 6대주에서 고루 퍼져 있으니 어느 나라인들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수 있으랴마는 문제는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망자수가 증가함에도 백신이 나왔다거나 치료약 개발에 성공했다는 말은 아직까지 들리지 않는다.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중이라는 소식이 간간히 들리는 가운데,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과설이 나돌지만 증명되지 않았으니 상용화 단계는 아닌 상황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지금 세기적으로 우려하고 있는 코로나19에 더하여, 감염력이 10배나 빠른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생겨났다는 연구 결과다.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인체 세포 실험에서 이전보다 감염력이 훨씬 강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는바, 이는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나타난 신종 바이러스와는 다른 돌연변이(학술명 D614G)로 현재 북미·유럽·아시아 등지에서 폭넓게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가 코로나19와 이보다 감염력이 10배나 빠른 돌연변이 바이러스 출현 경보로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 됐으니 그 갖가지 여파가 국내엔들 미치지 않을 것인가. 지난 2월 최초 감염자가 나온 이후 국민이 힘듦을 감내하면서 솔선수범해 방역수칙을 잘 따라줬고, 정부에서도 초기에는 늑장대응이라 비판 받았지만 대응을 잘해 방역대응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초기에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지만 이제는 확진자 규모별 국가순위에서도 80위 정도로 밀렸으니 그동안 국민들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확산방지에 따른 정부의 강경한 입장으로 인해 연일 시끄럽다. 정부당국에서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전 국민에게 가급적이면 추석절 이동 자제를 호소했고, 공권력으로 개천절 대규모 집회 소동을 잘 넘기긴 했다. 그 여세를 몰아 한글날 공휴일 집회도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니 집회 주최 측과 일부 야당에서는 정부가 코로나를 빌미삼아 민주주의를 짓밟는다는 등 비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워낙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크고 국민들이 불안해하니 야당에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은 계속된다.

올해 세계적인 이슈는 단연코 ‘코로나19’이다. 이는 비단 지구촌이라는 공간을 떠나 세기적인 화젯거리가 되고도 남음이 있다. 그렇기에 코로나 재앙이 블랙홀처럼 모든 걸 덮어버렸다 해도 과언이 아닐진대 이 상황과 그 여파가 우리사회에 모질게도 몰아치면서 경제․사회의 모든 것을 허물어버린 2020년이다. 참으로 우중충하고 우울한 세월인 데다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국민들이 우려하는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우리사회가 다시 떠들썩한 시기에 국민뿐만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기대하고 환호할 것은 코로나 백신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임상실험 중으로 연내에 개발될 것이라는 외신도 있지만 세기적으로 확산일로에 있는 유행 질병을 하루라도 빨리 막기 위해 세계인들이 학수고대하는 건 치료약 개발일 것이다. 그래서 그 기대를 모아 끄트머리에서 로모나 톰슨 시인이 회화적으로 쓴 ‘유레카(Eureka)’라는 시를 음미하며 희망을 띄워본다.

‘찾아냈노라! 찾아냈노라!/ 나는 찾아냈노라/ 마침내 치료약을/ 이 세상에서 아무리 치명적인 질병이라도/ 치료할 수 있는 약을/ 나는 찾아냈노라(Eureka! Eureka! / I have found it!/ At last I have found the cure/ The cure for the world’s most deadly and cruel sickness.)’ (로모나 톰슨의 ‘유레카’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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