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국립 군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뒤 백악관으로 돌아와 블루룸 발코니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국립 군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은 뒤 백악관으로 돌아와 블루룸 발코니에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흘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받은 후 5일(현지시간) 저녁 병원에서 퇴원했다.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40분경 입원해있던 윌터 리드 군병원을 나서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병원 문을 통과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쓰고 짙은 양복을 입은 채 계단 꼭대기에서 걸음을 멈추고 가슴 높이에서 몇 차례 주먹을 날리며 건강한 모습을 과시했다.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으며,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전용 헬기에 오르기 직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백악관에 돌아온 그는 마스크를 벗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 있는 자리에는 미리 성조기가 배치돼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앞으로 일주일간 완전히 위험에서 벗어나지는 않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기준을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에서 퇴원하기 전 트위터에 “곧 다시 선거 유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저녁 퇴원할 예정임을 트위터에 밝히면서 “기분이 매우 좋다! 코로나를 두려워 하지 말라. 당신의 삶을 지배하게 두지 말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자신감 넘치는 발언은 감염병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고, 그가 이 질병을 경시하는 태도를 재고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는 이미 영부인과 몇몇 백악관 보좌관들을 감염시켰다.

노인들의 감염 전문가인 피츠버그대 의학 센터의 데이비드 네이스 박사는 “코로나19는 미국 국민들에게 완전한 위협”이라며 “대부분의 국민들은 대통령만큼 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 의대의 사디야 칸 박사도 “비양심적인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무신경하다는 비판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일에는 병원에서 ‘깜짝 외출’을 감행해 차량 내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 의사들과 전문가들은 밀폐된 차량에 탑승하고 불필요한 모습을 위해 잠재적으로 비밀 경호국 요원들을 코로나19에 노출시키는 ‘무책임’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하루 전에는 의료진이 대통령의 몸 상태가 괜찮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스테로이드 제제인 덱사메타손을 처방했다고 밝히는 등 그의 상태에 엇갈리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일부 의학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 요소인 74세 남성, 과체중으로 볼 때 일부 환자들은 며칠간 질병이 악화하기 때문에 감염 첫 주 동안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환자를 돌본 뉴욕 그로스만 의대 세라인 건더 박사는 “그가 백악관에서 정말 아픈 상황에 처하면 참담할 것 같다. 긴급 이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