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일(현지시간) 지난달 31일 촬영한 북한 평양 미림 비행장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리허설이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 북한 평양일대. (출처: ytn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9.5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일(현지시간) 지난달 31일 촬영한 북한 평양 미림 비행장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리허설이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 북한 평양일대. (출처: ytn 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9.5

국방부, 北열병식서 ICBM 등장 여부엔

“말할 순 없어… 한미 간 긴밀 소통 감시”

전문가 “내부 결속 차원과 대내·외 과시용”

“北도발 가능성 낮아… 북미관계 개선 방점”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닷새 앞둔 노동당 창당 75주년 기념일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일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열병식에서 그간 공언해 온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북한은 5년·10년 단위의 해, 이른바 ‘정주년’마다 신무기를 공개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아울러 미 대선을 한달 앞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도 짚어봤는데 전문가들은 제재와 코로나19, 수해까지 삼중고 속에서 흐트러진 내부 결속과 대내·외 과시를 위해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북미관계를 감안해 무기 시험 발사 등 도발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국방부 “北, 열병식 준비 중”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5일 국방부청사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을 지속적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고,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도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준비 동향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국방부에선 이번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등장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도 나왔는데, 김 실장은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순 없지만 한미 당국은 긴밀히 공조 체제를 유지하면서 열병식 준비 동향을 감시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세상은 머지않아 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만큼 과연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이 어떤 수준의 무기를 내놓을 것이냐’가 가장 이목을 끄는 대목이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앞서 20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외곽의 미림비행장에서 신형 ICBM 발사 차량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38노스는 “위성사진으로는 정확히 무슨 차량인지 판단하기 어렵지만, 크기와 형태로 봤을 때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일 가능성이 있다”며 “차량은 길이 20m, 폭 3m로 ICBM을 탑재하기 충분한 크기”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새로운 무기를 내보일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합참 공보실장 김준락 대령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2.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합참 공보실장 김준락 대령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2.27

◆“北, 신형 무기 공개할 듯”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고체연료 형태의 ICBM이나 ‘북극성 4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새로운 무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론 최고 성능의 무기를 내놓을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일단은 대내·외 과시용이거나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그런 용도로 김일성 광장에 끌고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선 안 소장은 “무기 시험이나 발사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관계에 미련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되자 즉각 위로 전문을 보낸 사실도 하나의 근거”라고 이유를 댔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기회를 엿보던 차에 발빠르게 대처했다는 것은 북한이 그만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을 자극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도 통화에서 “예단할 순 없지만, 신형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 열병식에서 무기를 선보이는 것만으론 대미 도발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새로운 무기를 공개한다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차원과 과시용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미 본토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레드라인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새로운 무기를 목격할 것이라고 말한지 10달이 다 돼간다. 보여주려고 할 것”이라면서 “껍데기만으로는 무기의 성능 여부를 파악할 순 없겠지만, 김 위원장이 내세울 건 군사 분야밖에 없다. 대내·외에 과시하려고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 센터장은 “수해다 .코로나19다. 북한 경제가 최악이다. 중요한 건 내부 결속”이라며 “이번 행사가 내부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주민 간 단합을 강조하는 등 체제 결속을 다지려고 하는 행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 70주년 열병식을 9일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건군 70주년 열병식을 9일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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