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하비 올터, 마이클 호턴, 찰스 라이스. (출처: 연합뉴스)
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왼쪽부터 하비 올터, 마이클 호턴, 찰스 라이스. (출처: 연합뉴스)

美 하비 올터와 찰스 라이스, 英 마이클 호턴 공동 수상

“수백만명의 생명 구한 혈액 검사·신약 개발 가능케 해”

코로나19로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 시상식 취소

[천지일보=이솜 기자]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해 수백만명의 목숨을 살린 미국 과학자 2명과 영국 출신의 과학자 1명 등 3명에게 주어졌다.

5일(현지시간)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 노벨위원회가 미국의 하비 올터와 찰스 라이스, 영국의 마이클 호턴을 올해(202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 연구 이전까지는 A형 간염이나 B형 간염으로 설명되지 않는 혈액 매개 간염 사례들의 원인을 규명할 수 없었었다.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발견으로 인해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만성 간염의 사례 원인을 밝혀낼 수 있었다. 이로써 수백만명의 생명을 구한 혈액 검사와 신약 개발이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감염은 간염이 생기는 주요 원인이다. 주로 급성 간염을 일으키는 A형 간염 바이러스와 달리 만성 질환으로 이어지는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간경화, 간암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증상이 악화하기까지 10~30년 정도 걸린다.

혈액을 통해 전파되는 B·C형 간염으로 매년 세계에서 100만 명 넘게 사망한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결핵과 함께 인류를 위협하는 질환으로 꼽힌다.

하비 올터 미국 국립보건원 박사는 1935년생인 미국의 생물의학자로 1970년대 중반 수혈과 관련된 바이러스 질환을 처음 보고했다. 이 바이러스가 C형 간염 바이러스다.

마이클 호톤 앨버타대 교수는 1950년생인 영국의 미생물학자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게놈(유전체)을 분리하기 위한 새로운 실험 전략을 사용했다. 그는 1989년 C형 간염 바이러스라는 존재를 규명했다.

찰스 라이스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내부 단백질 구조를 밝혀냈고, 1989년 C형 간염 바이러스라는 병원체가 규명됐다. C형 바이러스는 혈청검사로 진단이 가능해졌다. 이전까지는 명확한 병원체를 찾지 못한 채 수혈관련 질환이라는 임상적 특징만 알고 있었다.

C형 간염은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없고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기도 했다. 약 5년 전부터는 100% 완치에 가까운 신약이 개발됐다. 3명의 공동 수상자들은 상금 1000만 크로나(118만 달러)를 나눠 갖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년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던 시상식은 취소됐다. 올해는 수상자가 각국 대사관이나 대학 등에서 상을 전달받는 장면을 TV로 중계하는 비대면 시상식이 진행된다. 노벨상 시상식이 취소된 것은 2차 세계대전 기간이던 1944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노벨상은 5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6일 물리학상, 7일 화학상, 8일 문학상, 9일 평화상, 12일 경제학상 발표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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