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결과에 대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28일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제안과 관련, 연합뉴스 기자에게 "남북대화는 북한이 대화에 대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줄 중요한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불만을 해소할 적절한 포맷은 남북대화를 통한 것이라고 우리는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남북정상회담 문제에 대해 구체적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고,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을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이 남북대화시 진정성 있는 행동변화를 북한에 요구하는 동시에 한국에는 남북회담에 좀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앞서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 17일 방한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남북대화를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를 불편하게 하는 일은 하지 말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뜻이 그동안 한미관계 조율시 최우선 원칙이 돼 있는 상황에서, 천안함.연평도 사과를 사실상의 남북정상회담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한국의 입장을 완화하도록 오바마 정부가 압박을 넣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국은 남북대화는 지지하되, 구체적인 정상회담 문제는 한국의 판단에 맡긴다는 입장"이라면서 "카터의 방북으로 이런 입장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정부 안팎에서는 카터의 방북 결과에 대해 "기존에 알고 있는 북한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다", "대부분 예상했던 것"이라는 등의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카터가 당초 우려대로 북한의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한편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의 김정일 면담 불발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는 이미 카터 방북 전 상당한 가능성을 점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카터 일행이 속한 `디 엘더스'측과 뉴욕채널을 통한 사전 접촉에서 김정일과의 면담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전용수씨가 카터 일행의 방북을 통해 석방될 가능성도 낮게 봤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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