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천지일보 DB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천지일보 DB

“가격 크게 하락하거나 과거수준 회귀 어려울 것”

전세 시장 여전히 불안… “전세 품귀 현상 지속”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은 강보합세 속에서 극심한 눈치보기만 이어가는 모양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강보합세 속에서 극심한 눈치보기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시장이 거래절벽 속에 강보합·관망세가 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6.17대책과 7.10대책 등 수요 억제책과 8.4 공급대책 등 주택 공급 방안까지 정부가 쓸 수 있는 강력한 카드를 대부분 시장에 던져 놓았기에 당장의 매수세는 위축된 분위기다.

하지만 급매가 쏟아지며 가격이 내리기보다는 다주택자와 법인 등의 눈치 보기가 계속되면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추석 이후에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추석을 지나 연말까지 거래는 둔화하고 보합 내지 국지적 하락세를 보이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잇단 대책으로 수요를 억제하고 있어 이런 조건을 모두 무릅쓰고 섣불리 거래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교수는 “이런 상황이면 자연스럽게 주택 거래가 줄고 가격 상승세는 둔화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매도자들이 일단 버티기에 나설 가능성이 커 당장 가격이 크게 하락하거나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추세는 연말까지 갈 것으로 보이며, 이 정부 내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 6월 재산세 부과를 앞두고 연내나 혹은 내년 상반기에 다주택자들이 얼마나 매물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강보합에서 횡보 중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다주택자들의 매도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며 “내년 5월까지 시간이 있지만, 별다른 이슈가 없으면 일시적인 매물 출시나 가격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소장 역시 “지금 상황이 매물이 쌓이고 안 팔려서 가격이 내려가는 패턴이 아니라 여전히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무주택자의 수요가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조정이 돼도 소폭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추석 이후 전세 시장은 여전히 불안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전세 품귀와 전세난 심화가 우려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주현 교수는 “임대차 시장이 문제다. 임대차 3법으로 세를 주는 것이 어렵게 되면서 매물 부족으로 전세금이 상당히 많이 오를 것 같다”며 “전세의 월세 전환도 계속되고, 전세 불안이 매매 시장을 자극해 집값 하락을 막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당분간 전세 품귀로 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위원은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이용해 재계약에 나서는 세입자가 많이 증가하면서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집주인들이 4년치 보증금 상승분을 미리 올려받으려 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전세 종말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다만 보증금 반환에 필요한 자금과 시간 등을 감안할 때 10년 안에 완전히 월세로 가기는 어렵고 반전세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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