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김정일,이대통령에 정상회담 제안"
방북후 서울 온 엘더스그룹, 김정일 친서 내용 공개
"핵문제 南과 논의 용의..천안함ㆍ연평도 사과 안해"

(서울=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前) 미국 대통령은 28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언제든지 만나 모든 주제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디 엘더스(The Elders)' 대표단의 2박3일 방북결과를 설명하면서 "김 위원장이 6자회담 관련국들과 언제든지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전제조건 없이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카터 전대통령 일행은 그러나 김 위원장과 직접 면담하지는 못했다.

카터 전대통령은 "오늘 오전 우리가 머무르고 있던 초대소를 떠나 공항으로 가는 길에 다시 초대소로 돌아와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면서 "김 위원장으로부터의 개인 메시지를 전달받았고 이를 한국 지도자들에게 전달해달라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카터 방북단 일행에게 "아주 중요한 메시지가 있다"면서 봉투에서 종이를 꺼내 김 위원장의 친서(written message)를 읽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메시지는 정상회담 제안 뿐 아니라 모든 사항에 대해 사전조건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카터 전대통령은 이어 "향후 상황이 호전돼 이 같은 제안이 한국과 미국, 그리고 6자회담 당사국들에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카터 전대통령은 "북한 군부는 천안함ㆍ연평도 사태로 사람들이 생명을 잃고 민간인이 사망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으나 그에 대해 사과하거나 자신들의 연관성을 인정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빠른 시일내 돌파구가 마련될 조짐이 없다"고 전제하고 "남북간의 안보와 핵 이슈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진전을 이루려면 모든 당사자가 이전보다 더 많은 융통성, 성실성,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 카터 전 대통령은 "우리는 국제사회에 대해 대북 식량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면서 "한국 뿐 아니라 미국도 의도적으로 북한에 갈 식량지원을 억제하고 있으나 이런 문제는 군사적ㆍ정치적 이유와 연계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이유로 식량 지원을 중단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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