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마침내 29일(현지시간) 오후 9시 오하이오 클리블랜드에서 첫 번째 TV 토론을 하는 결전을 날을 맞는다.

미국 대선을 코앞에 앞둔 시점에서 4년간 귀중한 경험을 한 노련한 트럼프가 첫 TV토론에서 승기를 잡을지, 트럼프의 약점을 많이 파악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신임을 얻을지 주목되고 있다.

대선 후보 토론회는 미 대선에서 가장 큰 이벤트로 손꼽힌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했던 악재, 인종차별 시위, 대형 산불, 미중 경제전쟁, 북한과의 관계 등 다양한 이슈를 놓고 대선 토론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대선 토론회는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러스 앵커가 진행하며 다음 달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최하는 타운홀 미팅 방식의 2차 토론은 스티브 스컬리 C-SPAN 방송 선임 프로듀서, 다음 달 22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리는 마지막 3차 토론은 크리스틴 웰커 NBC 앵커가 사회자로 나설 예정이다.

CNN은 29일(현지시간) 올해 TV 토론에서 가장 핵심적 안건은 코로나19가 될 것이라며, 732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현재,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능력한 방역 시스템을 강도 높게 비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토론에서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응해 팩트체커(fact checker)가 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과 모의토론회를 통해 철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세실 공항에서 유세 연설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세실 공항에서 유세 연설을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회 승리를 장담하며 바이든의 건강 문제에 대한 의혹과 함께 고령의 바이든 후보를 압박할 태세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바이든과의 TV토론 한판 승부에서 꽤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트럼프는 버지니아에 있는 자신의 개인 골프 클럽에서 오전과 점심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 골프를 친 후 이른 저녁 기자회견을 열었다.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최근 매일 깊이 있는 토론 준비를 했다”며 토론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국 정치 평론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하고 최근 발언 실수로 참전용사들과 군인들의 격한 반발이 터진 것과 관련, 바이든의 공격을 예상하고 충분한 토론 준비를 이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CNN은 트럼프가 5년 동안 바이든이 정치에서 이룬 실적보다 자신이 4년 동안 더 많은 것을 해왔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노망끼가 있으며 문장조차도 끝낼 수 없는 지경에 왔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첫 번째 토론 주제는 연방대법원, 코로나19, 경제, 인종 문제와 주요 도시의 폭력시위, 선거의 신뢰성, 트럼프와 바이든의 기록 등 6가지다.

바이든은 지난 5월 터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현재 미국 사회에 내재 된 인종차별이 최고조에 달한 책임을 트럼프 행정부에 묻고 흑인이 아닌 경찰 편에 선 트럼프 정부의 횡포로 미국 전역이 위험에 처했다고 공격할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지난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트럼프는 무대에서 예측할 수 없는 존재”라며 “2016년 선거유세 1년과 대통령 재임 기간 3년 반을 겪으며 얻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바이든에게 맹공을 펼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세실 공항에서 연설을 마친 후 연단에서 내려오자 한 여성 지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세실 공항에서 연설을 마친 후 연단에서 내려오자 한 여성 지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출처: 뉴시스)

바이든에 대해선 “바이든은 오랜 정치 경력을 갖고 있지만 토론에서 노련함이 어떻게 발휘될지는 알 수 없다”라며 트럼프의 TV토론 우세를 점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캠프에 TV 토론회 횟수를 더 늘리자고 제안했지만 대통령토론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에 의한 조작 가능성을 거듭 제기하며 대선 결과 결정이 대법원이나 의회로 가게 될 경우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27일(현지시간) 하원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이 상황을 대비하고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하원 선거에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고 독려했다.

BBC는 이번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이전 자신이 이룬 경제적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강조할 것이며, 바이든 후보 아들 헌터가 바이든 부통령 시절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이사회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심도 있게 추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캠프 노스엔드에서 흑인 경제와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3일(현지시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캠프 노스엔드에서 흑인 경제와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이어 지난 2016년 힐러리 클린턴과의 승부에서도 트럼프는 모든 카드를 동원해 경쟁자에 공격을 퍼부었다며, 코로나19 방역 등 미흡했던 자신의 책임은 철저히 방어하는 작전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BBC는 경제면에서는 바이든이 미중과의 무모한 무역전쟁, 부자감세, 코로나19 이후 겪고 있는 실업난 등에 대해 맞설 것이며, 트럼프는 코로나19 이전에 미국의 경제 호황을 강조하며 방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텍사스에 거주하고 있는 현지 미국인 엘리자베스(48)는 “이번 선거는 미국 대선에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대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대 경합주는 플로리다가 될 확률이 높다”며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라틴계, 백인들이 트럼프에게 향하고 있다. 플로리다의 표심은 미국 중부인 아이오아, 위스콘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8%가량 바이든에게 밀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토론에서 바이든의 결정적 실수를 유발하고 최대한 단점을 끌어내 제대로 역전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이번 TV토론에서 공격적인 투사인 트럼프가 승리할지, 침착한 정치 9단인 바이든이 웃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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