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전대웅 기자]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 10호가 목포로 들어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7
[천지일보=전대웅 기자]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무궁화 10호가 목포로 들어오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7

“北, 피격 공무원 이름·고향 등 신상정보 소상히 파악”

“인위적 노력 없이 실제 발견 위치까지 표류는 한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발견돼 피격된 후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해양경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밝혔다.

해양경찰청은 29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21일 실종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A(47)씨와 관련한 이같은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경은 군 당국으로부터 확인한 첩보 자료와 해경의 표류 예측 분석 결과 등을 바탕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윤성현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은 이날 “어제 수사관들이 국방부를 방문해 확인했다”면서 “실종자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키 등 신상 정보를 북측에서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해경은 A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어업지도선에서 단순히 실족했다고 보긴 어려운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매우 낮은 것으로 봤다.

해경은 또한 지난 21일 A씨가 실종됐을 당시 소연평도 인근 해상의 조류와 조석 등을 분석한 ‘표류 예측’ 결과에서도 A씨가 월북한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해양조사원 등 국내 4개 기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A씨가 실종됐을 당시 단순히 표류됐을 경우라면 소연평도를 중심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남서쪽으로 떠내려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경은 밝혔다.

하지만 A씨는 해경의 추정과는 달리 소연평도에서 북서쪽 방향으로 38㎞ 떨어진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피격됐다.

이와 관련해 윤 국장은 “표류 예측 결과와 실종자가 실제 발견된 위치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있었다”면서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제 발견 위치까지 (단순히)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부연했다.

해경은 A씨가 실종 전 탔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발견된 슬리퍼는 A씨의 소유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확실한 파악을 위해 해당 슬리퍼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추가로 유전자 감식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해경은 A씨가 탑승했던 무궁화 10호 내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실종되기 전날인 지난 20일 오전 9시 2분까지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고, 해경은 저장된 동영상 731개를 분석했다고 했다. 하지만 A씨와 관련한 중요한 단서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윤 국장은 “실종자는 연평도 주변 해역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볼 때 실종자는 월북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한편 해경은 지금껏 확인된 사항과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CCTV 감식, 인터넷 포털 기록과 주변인 추가 조사, 필요시 국방부의 추가 협조 등을 통해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천지일보=전대웅 기자]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이 탔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7일 정오께 목포항에 도착했다.ⓒ천지일보 2020.9.27
[천지일보=전대웅 기자] 북한군에게 피살된 공무원이 탔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7일 정오께 목포항에 도착했다.ⓒ천지일보 202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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