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2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2020년 8월 2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정문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진짜 이해할 수가 없네요. 왜 국방부는 수개월째 일부 매체에게만 문을 닫고 출입을 제한할까요?”

국방부에 출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자의 하소연이다. 최근 서해 연평도 해상 인근에서 북한군의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대도 제대로 된 취재를 할 수 없어 속이 터진다.

회사에선 ‘국방부 입장’을 취재하라는 지시가 계속 내려오는데, 국방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이유로 본지 등 일부 매체의 출입을 수개월째 통제하고 있어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다. 이런 얘기는 본지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들려오곤 했다.

사건은 지난 3월에 시작됐는데, 코로나19가 대구를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지면서다. 당시 국방부 공보실은 문자 하나 툭 던져 놓고 코로나19가 수그러들 때까지 방문 기자단의 국방부 출입을 제한한다고 통보했다. 상주 기자단에게는 허용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전화해서 물었더니 국방부 공보실 관계자의 답변은 상주 기자는 국방부만 취재하니 괜찮다는 취지였고, 방문 기자는 여기저기 다녀서 안 된다는 거였다. ‘무슨 말인 거지’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코로나19가 워낙 확산일로에 있었기 때문에 ‘이해하자’고 마음먹었다.

당시에도 통일부나 외교부 등 다른 관계 부처는 출입을 막지 않았는데, 유독 국방부만 이런 행태를 보이는지 참으로 모를 일이었다.

출입을 못하다 보니 그간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월북 탈북민 사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논란, 최근 공무원 피살 등까지 취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국방부 출입 과정에서 또 하나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은 보도자료다. 보도자료 배포도 국방부를 출입한 지 3개월이 지나야 하고, 같은 기간 일정한 출석률을 채워야 받을 수 있다고 한단다.

보도자료는 말 그대로 국방부 입장을 전달하거나 정책을 홍보하기 위한 자료인데, 여기에도 충족 요건을 채워야한다는 등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상주 매체만으로도 충분히 알릴 수 있어 그런다는 줄은 알겠지만, 지금도 이런 식이라니 답답한 일이다.

어쨌건 문제는 지금까지도 국방부가 방문 기자단에게 문을 열어주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수개월이 지나 국방부의 공보실 관계자에게 다시금 출입 여부를 문의했지만, 똑같은 답변만 돌아왔다. 추가된 것은 ‘윗선에서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한마디뿐이었다. 구체적인 설명은 들을 수조차 없었다.

요즘 국방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북한군의 우리 민간인 피격 사건으로 국민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매일 매일이 비상이다.

이 와중에도 국방부는 “최근 군내 코로나19 확진자 111명이 모두 완치 판정을 받았다”면서 “현재 관리 중인 환자는 없다”고 알렸다.

코로나19를 그만큼 잘 관리하고 있다는 것 아닌가. 그렇게 하면 된다. 언제까지 일부 매체에 대해서만 계속 문을 걸어둘 것인가? 문 열어라, 국방부. 제때 답변이라도 해 달라. 

군 “소연평도 실종자 북에 피격 후 화장…해명·처벌 촉”(서울=연합뉴스) 안영호 합참작전본부장이 24일 오전 국방부에서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국방부는 이날 발표에서
(서울=연합뉴스) 안영호 합참작전본부장이 24일 오전 국방부에서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공무원과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국방부는 이날 발표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며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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