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 청포도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은?
충북 영동, 청포도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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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충청=김지현 기자] 충청북도 영동군 학산면에 있는 한 포도농장에 탐스러운 청포도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천지일보 2020.9.27
[천지일보 충청=김지현 기자] 충청북도 영동군 학산면에 있는 한 포도농장에 탐스러운 청포도(샤인 머스캣)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천지일보 2020.9.27 

이육사의 ‘청포도’… ‘평화로운 미래 세계에 대한 소망’ 노래
‘손님’은 역사적으로는 ‘광복(光復)’을, 일반적으로는 ‘평화로운 세계’ 상징

[천지일보 충청=김지현 기자] 충청북도 영동군 학산면에 있는 한 포도농장에 탐스러운 청포도(샤인 머스캣)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이육사 선생의 시(詩) ‘청포도’가 떠오른다. 여기서 7월은 음력 7월을 말한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주절이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천지일보 충청=김지현 기자] 충청북도 영동군 학산면에 있는 한 포도농장에 탐스러운 청포도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천지일보 2020.9.27
[천지일보 충청=김지현 기자] 충청북도 영동군 학산면에 있는 한 포도농장에 탐스러운 청포도(샤인 머스캣)가 주렁주렁 열려있다. ⓒ천지일보 2020.9.27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육사(李陸史, 1904 ~ 1944)의 본명은 원록(源綠)이며 육사라는 이름은 형무소 수인번호 264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경북 안동 출생으로 1933년 ‘황혼’으로 등단하여 1937년 ‘자오선’ 동인으로 잠시 활약했다. 상징적이면서도 서정이 풍부한 시풍으로 일제 강점기 민족의 비극과 저항 의지를 노래했다. 그는 중외일보 대구기자와 조선일보 기자로서 활동하기도 했으며 독립운동을 하다 17번이나 옥살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작으로 ‘절정’, ‘광야’, ‘꽃’, ‘청포도’ 등이 있으며 유고 시집으로 “육사 시집”(1946)이 있다. 1943년 독립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무기 반입을 시도하던 중 체포됐다.  

시인 이육사. (제공: 이육사문학관) ⓒ천지일보 2020.9.27
시인 이육사. (제공: 이육사문학관) ⓒ천지일보 2020.9.27

그해 7월에 그는 모친과 형의 소상(小祥)에 참여하기 위해 귀국했다. 고향마을인 원촌과 안동풍산에서 일박하고 상경한 뒤, 늦가을에 동대문 형사대와 헌병대에 검거된다. 부인 안일양은 7월에 동대문 경찰서에서 마지막으로 육사를 보았다고 전한다.

20여일동안 구금생활을 치르다가 “딸 옥비에게 전에 없이 심각한 표정으로 딸의 볼을 얼굴에 대고, 손을 꼭 쥐고는 ‘아빠 갔다 오마’라고 말했다”고 한다.

1944년 40세가 된 그는 1월 16일 새벽, 베이징 일본총영사관 감옥에서 순국했다. 이곳에는 당시 일제의 문화특무공작기관인 동방문화사업위원회가 있었다. 동지이자 친척인 이병희씨가 시신을 거두어 화장하고 동생 원창에게 유골을 인계하여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이후 1960년에 고향 원촌 뒷산으로 이장되었다. 

이육사 선생의 서대문 형무소 수감 당시 1934년 6월 20일 신원카드. (출처: 이육사문학관) ⓒ천지일보 2020.9.27
이육사 선생의 서대문 형무소 수감 당시 1934년 6월 20일 신원카드. (출처: 이육사문학관) ⓒ천지일보 2020.9.27

이 시에서 ‘청포도’는 단순한 과일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화자 자신의 현실 여건과 대비되는 것으로 풍성한 결실을 뜻하기도 하고 2연에서처럼 역사적, 사회적 운명을 같이한 공동체의 원형적 연대 의식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시인의 정서가 ‘청포도’와 ‘하늘’이라는 푸른 색감의 시각적 표현을 통하여 선명히 드러나고, ‘주절이주절이’와 ‘알알이’와 같은 첩어적 부사로 강조되어 나타나 있다.

이육사 시비와 동상. (제공: 이육사문학관) ⓒ천지일보 2020.9.27
이육사 시비와 동상. (제공: 이육사문학관) ⓒ천지일보 2020.9.27

이육사는 이 작품 ‘청포도’를 통해 ‘풍요롭고 평화로운 미래 세계에 대한 소망’을 노래하고 있다. ‘청포도’라는 사물 속에는 화자의 꿈과 소망이 담겨 있으며 선명한 색채감도 드러나 있다.

여기서 ‘이 마을 전설’은 잊혀진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에 찾아올 청포도와 같은 세계를 상징한다.

그리고 화자는 청포도를 푸른 바다와 연결 지으면서 미래의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화자가 바라는 손님은 그가 기다리는 대상으로, 미래 세계를 상징하는 소재이다. 역사적으로는 광복을, 일반적으로는 평화로운 세계를 상징한다.

희망한 평화의 세계가 찾아온다면 화자는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을 만큼 기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자료 참조: 해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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