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종북으로 규정하는 등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발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전 목사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루어놓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과 내년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 헌법 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정치권은 물론 교계 내에서도 “선을 넘었다”며 전 목사에 대한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민단체 애국국민운동대연합은 문 대통령의 하야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전 목사를 내란선동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사진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의 모습. ⓒ천지일보 2019.6.7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의 모습. ⓒ천지일보 2019.6.7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공석이 된 새 대표회장을 뽑기 전부터 사회법 소송 전운에 휩싸였다. 선관위 구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반대 측의 반발로 대표회장 후보 접수를 받기도 전에 내홍이다.

오는 10월 16일 김창수 목사 측 세력으로 구성된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엄신형 목사)가 제27대 대표회장 선출을 위한 임시총회를 개최하기로 한 가운데 반대 측이 격분하고 나섰다. 법적 책임을 지게 하겠다며 소송전에 돌입했다.

김 목사는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직을 사퇴하고, 직무대행을 맡은 이우근 변호사도 곧바로 사임함에 따라 한기총 규정에 따라 연장자인 자신이 직무대행이라고 주장하며 신속하게 선관위를 꾸렸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김 목사의 이 같은 업무 진행에 법적인 명분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5월 19일 법원은 전광훈 목사에 대한 한기총 대표회장 직무정지 판결을 내렸고, 직무대행으로 이 변호사를 파송했다. 그러나 전 목사가 계속해서 대표회장 지위로 대외활동을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후 지난달 21일에서야 대변인을 통해 한기총 대표회장 사퇴를 표했다. 사실상 껍데기뿐인 대표회장직을 내려놓은 것이었다. 직무대행 이 변호사는 자신의 소임을 다했다며 뒤를 이어 사임을 표했다. 법원은 새 직무대행으로 김현성 변호사를 파송했다.

법적인 대표회장 직무의 흐름은 전광훈 목사에서 이우근 변호사, 다시 이 변호사에서 김 변호사로 넘어온 셈이다.

반면 김 목사 측은 지난 5월 전 목사의 대표회장 직무가 정지됐을 뿐 대표회장 자격이 박탈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이후 전 목사의 사퇴로 공식적인 공석이 됐고, 김 목사는 정관을 명분 삼아 신속하게 직무대행에 나섰다.

이 같은 입장 차로 김 목사가 재빠르게 구성한 선관위의 지위에 논란이 생겨나게 된 셈이다. 김 목사는 대표회장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대 측은 지난 23일 김 목사와 선관위원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김 목사가 한기총 선관위를 구성하면서 진행한 직무개시, 선관위원장 임명, 임원회 결의 없는 임시총회 소집 등에 대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소송전을 예고했다.

끊임없는 논란 속의 한기총이 전광훈 목사 사퇴 이후 그야말로 혼돈상태다. 새 대표회장 선출을 놓고 내부 잡음이 커지는 가운데 당분간 갈등 봉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