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 입국 제한 및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난 가운데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거나 절차를 강화한 국가·지역은 총 92곳이다. ⓒ천지일보 2020.3.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 입국 제한 및 금지하는 국가가 늘어난 가운데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거나 절차를 강화한 국가·지역은 총 92곳이다. ⓒ천지일보 2020.3.4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영향으로 성장세가 주춤하던 면세업계가 해외 활로 개척 등의 움직임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면세점 매출 24조 8586억원의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들어 중국이 한한령 해제 움직임을 보이며 면세점 업계는 또 한번 호황을 기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되면서 한한령과 무관하게 면세점 업계는 역대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다.

◆매출 곤두박질 후 소폭 상승… 코로나 이전 절반 수준

신기록을 기록하며 불붙던 상승세가 꺾인 건 올해 초부터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항 이용객 감소가 지속되면서 4월 면세점 매출이 1조원 아래로 뚝 떨어졌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4월 면세점 매출은 9867억 3000여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3월 1조 873억여원보다 9.2%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1월 2조 247억여원과 비교하면 52%나 줄어든 셈이다. 방문객 수도 35만 4000여명으로 3월 58만 7000여명보다 40% 감소했다. 방문객 중 외국인 비중은 33%였다.

그러다 5월에는 전월 대비 3%, 6월 9.3% 소폭 증가하며 1조원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7월에는 1조 2515억여원으로 전달 대비 12.4% 증가했다. 7월 면세점 방문객 수는 51만 7000여명으로 3월 58만 7000여명 이후 4개월 만에 50만명을 넘었다. 이 중 외국인 비중은 13.5%로 6월보다 0.7%포인트 늘었다. 이는 중국인 보따리상들의 구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못 미치는 수치다.

면세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상반기 73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신세계면세점 역시 2분기에만 3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재입찰 모두 유찰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T1) 면세점 신규 사업권 재입찰이 전부 유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에서 사업권 모두가 유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면세점 업계가 역대 최악의 불황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면세점 사업자들이 적극 나서지 않은 탓이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번 입찰에 아예 참여하지 않았다. 신세계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각각 다른 사업권에 입찰해 경쟁입찰이 이뤄지지 않았고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역시 1곳만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길어지고 있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외형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면서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3일 TI 면세점 사업권 6개 구역 사업자를 모집한다고 재공고했다. 입찰 참가 신청은 10월 5~12일, 마감일은 같은 달 13일이다.

해당 구역은 화장품과 향수를 판매하는 DF2와 주류·담배·포장식품을 판매하는 DF3, 주류·담배를 파는 DF4, 패션·잡화를 판매하는 DF6 등 대기업 사업권 4개와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2개(DF8·DF9) 등 6곳으로 2차 재입찰 때와 같다.

계약 조건은 직전 입찰 때와 동일하다. 각 사업권의 최저 입찰가격(임대료)을 1차 입찰 당시보다 30% 내리고 임대료는 정상수요(지난해 월별 여객수요 기준 80% 이상) 회복 전까지 각 영업장의 매출을 연동해 납부하는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 여객증감율에 연동해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9%)을 없앴다.

하지만 면세업계에서는 계약 조건이 달라진 게 없는 만큼 이번 입찰에서도 경쟁 입찰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도 유찰될 경우 인천공항공사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은 한때 면세점 대표들이 직접 입찰 프레젠테이션에 나설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면세점들은 인천공항에서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선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4분기에도 면세업에 드리운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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