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24일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사살·화장 사건과 관련, 해당 공무원이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피격 사망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출처: 뉴시스)
군은 24일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에 의해 사살·화장 사건과 관련, 해당 공무원이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해상에 정박된 피격 사망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출처: 뉴시스)

북한 사과에도 논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우리나라 어업지도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총살되고 불태워진 사건에 대해 야당이 총공세에 나섰다. 국회는 25일 외교통일위원회를 긴급소집하고 규탄 성명 채택 건을 논의한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국방위 소속 의원들과 긴급 회의를 가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사과 요구를 해야 한다”며 “9.19 군사합의는 공식 폐기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사건 당일 군대와 청와대가 인지를 했음에도 24일께 공개한 점 ▲유엔 종전선언 연설 여부와 인지 시점 ▲청와대가 보고받은 후 10시간 뒤에 대통령에게 보고한 이유 ▲보고를 받고도 구출 지시를 하지 않은 이유 ▲사망하는 동안 군이 지켜본 이유 등의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한가로이 아카펠라 공연을 즐긴 대통령은 누구의 대통령인가”라며 “굴종적 대북정책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사건 전후 3일 동안 문 대통령의 행적을 분‧초 단위로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민이 사살당하고 불 태워지는 사상 초유의 참극”이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해 23일 새벽1시에 긴급 관계장관회의(NSC)를 소집할 정도였다면, 이에 앞서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은 ‘종전선언’ 메시지를 담은 유엔연설의 전면 중단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우리 군이 지켜보는 가운데 살해당한 엄청난 일이 발생했는데도, 대통령은 새벽 1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7시간 후인 23일 오전 8시 30분에야 보고를 받았다니, 대통령이 그토록 비판하던 세월호 7시간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두 달 만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의 자격이 없다”며 “북한 눈치를 살피고 아부하느라 자기 국민을 보호하지도 못한다면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라고 날을 세웠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요구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대국민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0.9.2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한의 우리 공무원 피격사건 관련 대국민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0.9.25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느냐. 대통령의 판단력은 정상인가”라며 “이틀이 지나도 하늘이 무너지는 가족에 대한 위로는 손톱만큼도 없었던 대통령의 무심함이 참으로 참으로 참담했던 날”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24일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세월호 사건 때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느냐’며 박 전 대통령을 공격했는데 지금은 이틀이 넘는 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가”라고 질타한 바 있다.

북한 출신 인사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책임자는 국제형사재판소에 고발해야 하고, 국회 차원의 대북규탄결의안부터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같은 당 지성호 의원은 “통일부 장관이 인권침해 문제는 뒤로한 채 남북협력만을 강조하고 있으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문 대통령과 국방부를 옹호하며 정쟁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NLL 이북의 북한 수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확실한 사실을 확증하기까지 굉장히 어렵고 미군과 협력도 해야 해서 (구출에 나서지 못한 채) 시간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위 여당 간사인 황희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방부의 늑장 대응 논란에 대해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 전혀 예상을 못 했던 것 같다. CCTV 보듯이 내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대통령의 UN연설 관련해 황 의원은 “타이밍이 되게 안 좋았다. 2~3시간 사이에 UN기조연설을 바꾸거나 수정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설훈 의원은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UN연설 논란은) 부당한 정치공세”라며 “진행되는 과정을 쭉 진행할 수밖에 없고, 유엔에 (상황이) 이러니까 바꾸자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설 의원은 NLL 북쪽, 우리 영역 밖에서 일어난 사안이기 때문에 (국방부가) 어떻게 할 길이 없다”며 “같이 대응을 해서 소총 사격을 하겠냐, 포를 쏘겠냐, 그럴 수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여권의 태도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을 지적하며 공세를 펼친 민주당이 현 상황에 대해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이날 북한이 사과문을 통해 유감 표명을 했지만, 진정한 사과의 의미를 느낄 수 없는 통지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에 관련 논란은 한동안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0.9.2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천지일보 20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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