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평등과 영전일대의 원칙
[인권칼럼] 평등과 영전일대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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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헌법 제11조 제3항을 보면 “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라고 해, 훈장 등을 받는다고 해도 당사자에게만 효력이 미치고 이로 인해 특별한 권리가 부여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혀 평등원칙을 준수해야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는 동조 제2항의 사회적 특수계급제도의 부인과 함께 원칙적으로 특별한 대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헌법 제11조 제3항과 관련해 “동조 제1항과 제2항의 규정과 관련하여 풀이하면 이는 이른바 영전일대(榮典一代)의 원칙을 천명한 것으로서 영전의 세습을 금지함으로써 특수계급의 발생을 예방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즉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을 영전의 수여로 인한 특별한 권리를 부인해 특수계급의 창설이나 형성을 차단함으로써 평등권을 보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헌법 제11조 제3항을 영전일대의 원칙이라고 해 평등권을 구체화한 것이다. 여기서 영전이란 국가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에게 그 공적을 치하하기 위해 인정한 특수한 법적 지위라고 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순국선열이나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등을 말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국가유공자 예우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헌법은 영전이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음을 규정해 영전의 세습을 부정하고 있다. 그런데 헌법이 영전의 세습을 부정하는 것은 영전으로 인한 조세감면, 형벌면제, 자손의 특진 등 특권을 부인하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영전으로 인한 연금의 지급이나 유족에 대한 보훈은 국가보은의 차원에서 인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도 ‘국가유공자 예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독립유공자나 그 유족에게 국가보은적 견지에서 서훈의 등급에 따라 부가연금을 차등지급하는 것은 위 헌법조항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헌법은 영전일대의 원칙과 함께 제32조 제6항에서 “국가유공자·상이군경 및 전몰군경의 유가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우선적으로 근로의 기회를 부여받는다”라고 해 국가유공자 등에 대해 근로의 기회와 관련해 법률에 따라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실질적 평등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헌법은 국가유공자 등에 대해 근로의 기회에서 우대하겠다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법률을 살펴보면 국가에 공헌한 자를 대우하기 위한 ‘국가유공자 예우 등에 관한 법률’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표로 국가에 공헌한 대통령에 대해서도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렇게 전직대통령에 대해 특별하게 예우하는 것도 특권제도의 금지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 이 외에도 2011년에는 국가유공자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도 공무를 수행하다 피해를 당한 자에 대해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 공헌한 자에 대한 특별한 대우는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미국을 비롯한 소위 선진국에서는 우리나라보다 더 많은 예우와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그렇지만 영전으로 인한 대우나 혜택이 평등원칙을 위배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헌법에 영전일대의 원칙이 규정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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