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초등학교 어린이가 코로나19 검진을 받고 있는 모습. (제공: 대전시) ⓒ천지일보 2020.9.3
대전시 초등학교 어린이가 코로나19 검진을 받고 있는 모습. (제공: 대전시) 기사와 관련 없음. ⓒ천지일보 2020.9.3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관련된 좋은 소식 중 하나는 어린 아이들의 코로나19 증상은 어른에 비해 덜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선천적 면역력이 유년기에 더욱 왕성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1일(현지시간) 메디컬 프레스 등 외신은 전했다.

미국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담긴 ‘입원한 소아 및 성인환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 반응’이라는 논문을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에 실었다.

연구팀은 지난 3월 13일부터 5월 17일까지 미국 뉴욕 몬테피오레 병원에 코로나19로 입원한 성인 환자 65명(만 24세 미만)과 소아 환자 65명의 면역 반응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상태가 좋았다. 성인 22명(37%)이 기계적 인공호흡을 필요로 하는 데 비해 소아환자는 5명(8%)에 불과했다. 또 성인 17명(28%)이 코로나19로 숨졌지만 소아 환자는 2명(3%)이 숨졌다.

연구팀의 벳시 헤럴드 박사는 “우리의 연구결과는 코로나19를 가진 어린이들이 선천적인 면역력이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선천적, 후천(적응 면역) 두 가지 종류의 면역성을 가지고 있다. 모든 종류의 침입 병원균에 빠르게 반응하는 선천적 면역력은 유년기에 더욱 왕성하다. 후천적 면역성은 병에 걸린 후 항체와 면역세포가 형성돼 생기는 것으로, 보다 구체적이며 특정 바이러스나 다른 미생물을 대상으로 한다.

성인 환자에 비해 소아 코로나19 환자가 선천적인 면역 반응과 관련된 특정 사이토카인 수치가 현저히 높다는 것은 코로나19 사례의 치명적 특징인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특히 IL-17A로 알려진 사이토카인 1개가 성인보다 소아 환자에게서 훨씬 높은 수준으로 발견됐다.

또한 코로나19로 사망하거나 기계 호흡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보인 성인 환자들은 회복한 환자와 소아 환자들보다 중화항체 수치가 높았다. 중화 항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해 몸속 세포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심한 코로나19 증상이 적응성 면역의 실패가 아닌 과민성 적응 면역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치료법과 백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헤럴드 박사는 백신 후보 대부분이 중화 항체 수치를 높이기 위한 것인데 중화항체가 풍부한 혈장은 이미 증상이 나타난 성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와는 대조적으로 질병 초기에 선천적 면역 반응을 촉진시키는 치료법이나 백신은 유익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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