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새 총리가 전화통화로 한일 정상회담을 처음 가졌다. (출처: 청와대, 일본 총리실 홈페이지) 2020.9.24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새 총리가 전화통화로 한일 정상회담을 처음 가졌다. (출처: 청와대, 일본 총리실 홈페이지) 2020.9.24

“北문제 등 한미일 협력 중요”

“강제징용, 日입장 변함없어”

마이니치 “韓요청 통화 이뤄져”

[천지일보=손기호 기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통화로 정상회담을 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둘러싸고 한일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 간 관계 개선의 계기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경 20분간 전화통화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일 정상 간 회담은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 계기로 문 대통령과 아베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가진 후 9개월 만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스가 총리가 새로 취임할 당시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축하 서한을 보냈다. 이에 스가 총리는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스가 총리는 회담 후 도쿄(東京)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 대통령이 저의 총리 취임을 축하했다”면서 자신은 “코로나19 문제를 비롯해 여러 과제를 함께 해 나가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어 “한일 양국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고, 북한 문제에 있어서도, 한일, 한미일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문 대통령에게는 옛 한반도 노동자(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해 매우 어려운 양국 관계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늘 회담을 토대로 다양한 문제에 관한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앞으로도 한국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날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새 관방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은 중요한 이웃국가로 북한 문제를 포함한 지역 안정을 위해 한일, 한미일 협력이 불가결하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한일 간에는 옛 한반도 노동자 문제를 시작으로 어려운 현안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는 일관된 입장을 기초로 이후에도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해 이전 대응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번 통화가 한국 측이 요청해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한편 스가 총리는 취임 후 첫 행보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과 각각 전화통화를 했다. 인근 국가 중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는 25일 전화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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