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보이스피싱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 사례가 발생해 주의와 경계가 요구된다. 이 일당은 피해자가 사기 일당을 믿게 하기 위해 검사실을 꾸며놓고 화상통화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사기 일당은 검찰을 사칭하기 위해 일반인은 알기 어려운 전문적인 법률용어와 고압적인 말투를 사용했다. 또 비밀 유지를 요구하며 은행원 등도 믿지 말라고 겁박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동경찰서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20대 여성 A(25)씨는 지난 7일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의 윤선호 수사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은 A씨 명의의 시중은행 통장이 범죄에 연루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 남성은 A씨가 대포통장을 양도한 가해자인지 정보를 도용당한 피해자인지 알아야 한다면서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약식 조사를 요구하며 고압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성재호 검사’라고 소개한 남성에게 전화가 넘어갔다. 이 남성은 A씨의 통장이 중고나라 등에서 벌어진 조직사기에 사용됐다고 말하며 6400만원의 피해액이 입금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기 조직원 28명이 이미 검거됐다면서 A씨에게 피해자임을 밝히지 못하면 법원에 나가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겁박했다.

이후 사기 일당은 회유책을 썼다. A씨에게 여성 검사라고 소개해주며 여성과 통화를 하도록 했고, 이후 이 여성은 A씨에게 피해자로 인정 받으려면 계좌에서 현금을 찾아 금융감독원에게 넘긴 후 ‘금융거래명세서’를 발급받아야 한다고 유도했다.

사기 일당은 은행원과 보안요원도 믿어서는 안 된다면서 보안유지를 철저히 요구했다.

A씨는 법무부 공증앱으로 꾸민 피싱 앱을 깔고 사기 일당에게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하면서 사흘 동안 서울시내 은행 10여곳을 돌면서 1억 4500만원을 인출했다. 이는 어머니의 유산과 A씨가 7년 넘게 모은 청약통장, 적금, 보험 등 전 재산이었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사기 일당에 이상함을 느낀 A씨는 9일 귀가 후 창문으로 빠져나와 이웃에게 신고해달라고 요청해 경찰에 피해사실을 알리게 됐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일당 중 1명을 검거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다른 조직원들은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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