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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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엔터테인먼트가 대규모 신인 배우 오디션을 개최하고 있다. 배우를 꿈꾸는 17세에서 29세까지 누구든지 지원 가능하다. 오디션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언택트(untact)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온라인 오디션으로 개최되는 만큼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국에서 많은 예비 배우들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학로 연극, 뮤지컬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고 CGV, 롯데시네마 등 극장가들은 좌초 위기를 맞았다.

가수와 배우가 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걸린다. 중간에 큰 장애물을 겪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 큰 갈등을 겪으며 인내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초등생들부터 20대 청년에 이르기까지 너도나도 배우나 가수를 희망하고 있다. 연기학원, 실용음악학원 등은 이러한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비싼 수강료를 받고 입시, 기초, 전문가반들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문화예술계가 심한 타격을 받은 가운데 문화예술산업이 위축되자, 학교를 졸업하고 가수나 배우를 희망하는 이들이 갈 곳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문화예술산업의 시장 규모가 코로나19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 분야의 수요는 꾸준해 전문 인력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지망생들이 활동하고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과 무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연극영화과나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수만명의 학생들이 희망했던 배우나 가수의 길로 들어서지 못하고 다른 업종으로 이탈할 수 있다.

자신과 비슷하게 생기고 비슷한 역량을 가진 지원자들은 수만명이다. 조급하지 말고 자신의 경쟁력이 무엇인지, 남들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춰야 오디션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저 평범하고 컬러가 없다면 탈락하기 십상이다. 배우나 가수가 되는 길은 승부를 예측할 수 없으며 절대 강자나 약자 없이 모든 대중에게 기회를 주는 평등 구조 시스템도 아니다. 개성, 창조력, 인내, 상상력으로 자신을 어필하고 내공을 통한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탱할 수 있는 힘이다. 아직도 많은 지망생들은 배우나 가수가 되는 것을 쉽게 생각하고 있다.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도전했다가 높은 장벽을 넘지 못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할 수 있다.

처음부터 유명 배우, 가수를 꿈꾸며 도전했다가 1년도 지나지 않은 채 포기하고 타 업종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를 수없이 보고 있다. 예비 예술인들은 작은 무대부터 풍부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기든 노래든 작은 무대부터 찾아 자신의 잠재력을 관객들에게 전파하고 개인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페이소스가 묻어나는 얼굴을 지닌 배우가 돼야 한다. 잘하지 못해도 즐길 수 있어야 하며, 심사위원에게 각인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너무 과장한다거나 남들과 똑같이 하거나 비슷한 점이 내포되면 독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문화예술계는 한동안 침체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조금 긴 시간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노크해야 한다. 유명해지고 돈도 벌고 음악과 연기를 평생하고 싶은 욕망은 이해하지만,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분석력이 없다면 깨닫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해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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