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중국의 부동산 재벌 런즈창(任志強, 69)의 2012년 12월3일 모습.
[AP/뉴시스]중국의 부동산 재벌 런즈창(任志強, 69)의 2012년 12월3일 모습.

[천지일보=이솜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코로나19 대응을 비판했다가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중국 부동산 거물이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22일 베이징 법원은 국영 부동산개발업체 화위안 그룹 회장을 지낸 런즈창(69)이 화위안에 총 1720만 달러의 손실을 입혔다며 공금횡령,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18년형을 선고하고 62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재판부는 런 전 회장이 범행을 모두 자백했다며 법원의 판결에 기꺼이 승복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런 전 회장은 시 주석이 코로나19 유행에 대해 보인 반응을 비난하며 지난 3월 이를 비난하는 글을 올린 후 실종됐다. 이후 부패와 관련된 범죄로 기소됐다.

CNN은 “런 전 회장의 유죄 판결과 중형은 시 주석에 대한 어떠한 비난이나 반항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 엘리트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고안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런 전 회장은 지난 3월 공산당의 언론자유 탄압과 이견의 편협함을 질타했다. 시 주석의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그를 권력에 굶주린 ‘광대’라고 비유했다. 런 전 회장은 이 글에서 “새 옷을 선보이는 황제가 서 있는 게 아니라 ‘벌거벗은 광대’가 계속 황제라고 주장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서도 “사실을 알려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이 없어 병폐로 국민의 삶이 황폐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엘리트 계층에서 태어난 런 전 회장은 종종 중국 정치에 대해 거침없는 언사를 쏟아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런대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2016년 중국 관영언론이 당에 절대적으로 충성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요구를 비난한 뒤에도 징계를 받았다. 당원권 정지 1년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고 중국 SNS인 웨이보 계정 또한 차단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런 전 회장에게 두 번째 기회가 없다. 그가 풀려날 무렵이면 80대 후반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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