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을 찾은 여행객들이 메타쉐콰이아 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2
[천지일보 오산=이성애 기자] 지난 12일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을 찾은 여행객들이 메타쉐콰이어 길을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2

수청동, 맑은 물이 흐르는 곳

청설모, 개구리 등 생태학습장

스토리가 있는 다양한 19주제원

새로운 산림교육 시스템 구성

연간 여행객 10만명 넘어가

[천지일보 오산=이성애 기자] 끝날 것 같지 않던 무더위도 소리 없이 떠나가고 벌써 9월의 끝자락에 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긴 장마의 싸움에서 벗어난 가족과 연인들은 주말을 이용해 자연의 품을 찾는다. 본지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이때 맑은 가을 하늘을 마음껏 느끼며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물향기수목원을 찾아봤다.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물향기수목원은 오산시에 있어 경기도립오산수목원이라고도 불린다. 이곳은 전철역 오산대역(1호선)에서 걸어서 3분이면 도착하며 화성과 인천, 동탄 등 인근 지역에서 주로 찾고 있다.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아이 700원의 착한 가격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 ⓒ천지일보 2020.9.22
[천지일보 오산=이성애 기자]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 ⓒ천지일보 2020.9.22

◆ 도심 내 숲속 쉼터, 친환경 생태교육의 장

오산물향기수목원은 ‘물과 나무와 인간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관련된 습지생태원, 수생식물원, 호습성 식물원 등으로 조성돼 있다.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수목원은 자연의 조화와 사람의 손길이 함께해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편안하게 자연을 누릴 수 있다.

수목원이 위치한 수청동(水靑洞)은 예부터 맑은 물이 흐르는 곳이라는 유래로 이름이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이름에 걸맞게 수목원 입구에 들어서면 시골의 마당을 생각나게 하는 초록빛 댑싸리가 여행객을 반긴다. 댑싸리는 마당비를 만들기 위해 뜰이나 집 둘레에 심던 한해살이풀이다.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 ⓒ천지일보 2020.9.22
[천지일보 오산=이성애 기자]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 출입구의 댑싸리. ⓒ천지일보 2020.9.22

물과 나무가 만난 곳 이름처럼 수목원의 작은 연못 분수대에서 물이 솟아오르자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연못의 물오리는 연신 고개를 물밑으로 내밀어 먹이 사냥하기에 바쁘다. 인천에서 수목원을 찾았다는 한일상(가명, 40대, 남)씨의 가족은 자녀의 자연학습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한씨는 개구리를 찾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탄성을 지르는 아이들의 추억을 위한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사계절 꽃과 나무들이 여행객 반겨

수목원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피는 꽃들이 달라 수목원을 찾을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된다. 봄에는 개복수초, 노루귀, 쥐방울덩굴, 앉은부채, 섬노루귀, 자란 등 식물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다. 여름에는 백련, 수련, 어리연꽃, 왜개연, 마름, 부처꽃 등의 아름다운 수생식물과 노랑꽃창포, 부채붓꽃, 산수국, 수국, 나무수국 등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가을에는 상사화가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꽃이 있을 때는 잎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시들어 없어, 꽃은 잎을 생각하고 잎은 꽃을 생각한다는 스토리가 있는 꽃이다.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 ⓒ천지일보 2020.9.22
[천지일보 오산=이성애 기자]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의 꽃 길. ⓒ천지일보 2020.9.22

특히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류와 잣나무의 잣이 열리는 계절로 청설모가 많아 아이들에겐 단연 인기다. 부모와 함께 온 한 어린아이는 청설모가 길 위에 나타나자 잡아보려 함께 달리기한다. 겨울에는 잎이 떨어져 수목의 수피가 주는 물결 감과 수피의 색, 수직상승의 길게 뻗은 나무들의 풍경이 맑은 겨울 하늘과 어우러져 겨울이 가진 고즈넉하고 조용한 풍취를 즐길 수 있다. 또 흰말채나무, 은사시나무, 자작나무, 양버즘나무 등의 수피가 아름다워 다양한 사진작가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 다양한 스토리가 있는 19개 주제원 테마

지난 2006년 10만여 평의 부지에 1920여종의 각종 나무를 심어 개장한 오산수목원은 연간 10만명이 넘는 여행객이 찾는다.

수목원 내 명소인 물방울 온실은 큰 물방울과 작은 물방울을 형상화해 두 개의 동그란 원형 시설로 아열대식물을 보존‧관리하는 습지생태원이다. 수생식물원, 단풍나무원, 유실수원 등이 있어 숲의 향기에 취해 거닐면 물과 나무와 인간이 만나는 여행이 된다.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 ⓒ천지일보 2020.9.22
[천지일보 오산=이성애 기자]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 무궁화원. ⓒ천지일보 2020.9.22

진달래와 소나무 오동나무에 각 수목에 맞는 글귀가 적힌 안내판을 따라 걸으면 정서적, 문학적 향취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스토리가 있는 1~ 19주제원까지 다양한 테마로 구성돼 볼거리가 풍부하다. 다래, 으름덩굴, 머루, 붉은인동 덩굴성식물들이 아치형 터널에 식재돼 있다. 물방울 온실 내부에는 아열대성 식물들인 파파야, 파인애플, 비파나무, 바나나 등 우리나라와 다른 기후에 자라는 열대식물을 볼 수 있어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특히 이곳에는 깊은 숲속을 걷는 느낌을 주는 메타세콰이어 길이 유명하다. 오산의 메타세콰이어 길은 4계절의 변화에 맞춰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많고 비가 오는 날이면 빨간 우산 파랑 우산 등이 조화를 이뤄 또 다른 풍광을 연출한다. 연꽃을 주제로 한 트릭 아트 포토존이 있어 사실감 있는 사진도 남길 수 있다.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 테크길. ⓒ천지일보 2020.9.22
[천지일보 오산=이성애 기자]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 데크길. ⓒ천지일보 2020.9.22

◆새롭게 조성되는 데크 길과 산림교육 시스템

습지생태원은 습지가 가진 기능과 물가에 주로 살아가는 다양한 식물군의 생활사를 볼 수 있다. 산림교육의 중요성과 시민들에게 생태교육의 장을 통해 생물에 관한 관심과 보호의 중요성을 산림교육전문가를 통해 널리 알리고자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해 대나무 원에 약 60~100년을 주기로 꽃이 핀다는 대나무꽃이 피어 좋은 징조로 여겨 일대의 주목을 받았다. 내달 10월이면 태어날 뱃속의 아가와 함께 편안하게 산책을 하는 임산부, 소리꾼들이 원두막 쉼터에 모여 장고에 맞춰 흥겹게 창을 하는 모습 등 살아있는 사람의 향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유모차는 물론 몸이 불편한 노약자부터 휠체어 등 경사도를 낮춰 모두가 이용 가능한 길을 만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물향기 산림전시관은 시민에게 11월 중 공사 완공 예정으로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수유실 등도 새롭게 신설해 수목원을 방문하는 영유아를 둔 가족들을 위한 편의시설을 제공할 예정이다.

[천지일보 오산=이성애 기자] ⓒ천지일보 2020.9.22
[천지일보 오산=이성애 기자] 지난 19일 경기도 오산시 물향기수목원을 찾은 가족들이 자연에서 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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